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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알리바바 '페이전쟁'…네이버 대항마는?

입력 : 2015-06-22 10:36:27 수정 : 2015-06-22 10: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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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및 구글·알리페이·네이버 등 국내외 정보통신(IT) 기업들이 본격적인 간편결제 전쟁에 돌입할 태세다.

애플이 미국 본고장에서 핀테크의 중심국인 영국으로 시장확대를 선언한 가운데, 구글도 안드로이드OS에 탑재한 '안드로이드 페이' 확대를 위해 결제수수료 전면유료화를 선언했기 때문. 중국에서만 8억사용자를 확보한 알리바바도 중국 외 첫 진출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간편결제 시장을 점령해 나가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오는 25일 ‘네이버페이’를 출시하는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과 맞서 대항마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애플 "미국 넘어 영국·중국 진출"…다른 나라로 영역 확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페이는 비자·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미국 3대 신용카드사와 20만개 이상의 유통업체와 제휴를 맺으며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미국시장의 시장 공략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플은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애플은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페이를 내달부터 영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지 10개월 만에 두 번째 국가로 영국을 선택한 것이다.

애플페이가 미국 외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애플이 영국을 첫 번째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것은 최근 유럽이 '현금 없는 경제'(Moneyless Economy)를 표방하며 모바일 결제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럽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것도 한 이유다. 실제로 ING금융사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결제를 해본 이용자 비율이 미국과 유사한 58%로 나타났다.

애플은 영국에서 애플페이를 시작할 첫날부터 런던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포함해 총 25만곳의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맹점이 20만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애플이 얼마나 영국에 공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애플의 글로벌 확장은 유럽권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시장도 공략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정보통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팀쿡 애플 CEO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애플페이의 중국 진출에 대해 전격 회동했다. 팀쿡 애플 CEO는 "애플페이의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며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은행들과 논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플은 애플페이의 중국 진출을 계속 추진해왔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번번히 실패했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애플과 협력을 결정하면서, 애플페이의 중국 서비스가 이른 시간 내 선보일 전망이다. 중국은 10명 중 9명이 휴대폰을 가진 만큼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불법복제 우려로 신용카드 보급률보다 알리페이·텐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사용자가 더 많다.

애플페이가 알리페이와 협력하게 되면, 중국 내 아이폰 이용자는 중국 내 50만개에 이르는 알리페이의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 입장에서는 단숨에 페이팔 등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와 대등하게 경쟁할 만큼 몸짓을 키울 수 있으며, 구글과 삼성전자 등 잠재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이루게 된다.

◆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간편결제 탑재" 단숨에 이용자 확보

일찌감치 간편결제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한 구글은 그간 '구글 월렛'(Google Wallet)을 선보였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구글이 주춤한 사이 경쟁사인 애플·아마존·페이팔 등이 더욱 정교한 결제방식을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서자, 구글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페이'를 선탑재 할 계획을 밝히며 초강수를 뒀다.

애플페이에 비해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미국 3대 통신사와 제휴를 하는 한편,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애플페이보다 수수료가 없는 안드로이드 페이 결제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페이 확산을 위해 미국 내 약 70만개 매장과 1000여개 앱에서 결제가 가능토록 준비 중이다.

구글의 강점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장악한 안드로이드 이용자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전망을 보면 당장 올해만 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약 11억대 판매 예정이다. 2억4000만대 보급될 애플 아이폰과 비교하면 그 강점은 확연해진다.

구글의 위력은 스마트폰에만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웨어러블·클라우드·사물인터넷 영역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이 만든 플랫폼에 안드로이드 페이 기능을 접목하기만 해도 잠재력은 기존의 기업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구글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한국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국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 모바일 시장의 80% 이상을 안드로이드폰이 장악하고 있고, 한국 구글플레이는 세계 3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 알리바바 "한국시장 진출 선언" 국내 간편결제 시장 위협

애플과 구글이 이제 한국 시장 공략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이미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알리바바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는 서울 명동, 제주도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약 2만개 가맹점이 확보되어 있다. 한해 600만명에 이르는 ‘요우커’를 겨냥해 전국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편의점 등 가맹점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알리바바는 8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전사상거래 1위 기업이다. 알리페이를 통해 중국 결제 시장의 5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연간 거래액만 70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11일 광군제 당시 하루 결제 금액은 약 10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2003년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총 누적 매매건수는 423억건에 달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달 19일에 열린 간담회를 통해 국내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코리아페이(가칭)에 대한 출시를 시사했다. 이날 마윈 회장은 "한국기업과 협력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코리아페이'를 만들었으면 좋겠고, 알리페이와 협력할 한국 파트너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알리페이가 중국 외 시장으로의 서비스 확대를 최초로 언급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당장은 한국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하겠지만, 코리아페이를 통해 한국시장 진출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후 한국인을 겨냥해 서비스하는 것을 시간문제라 보고 있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판 알리페이가 한국에 상륙하면 단기간에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까지 사업모델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예상하긴 이르지만 아직 채 막이 열리지 않은 한국 핀테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할 네이버의 '대항마'는?

애플·구글·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이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하게 되면 한국 간편결제 시장을 단시간에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규제로 인해 발전이 미비했던 국내 핀테크 시장을 고려해보면,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400만명의 가입자와 GS샵·롯데홈쇼핑·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쇼핑몰 위주의 130여곳 가맹점을 확보하며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가맹점 숫자 정체와 수수료 문제, 별도의 송금앱 설치 등의 서비스적 한계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 이미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할 대항마로 네이버를 거론하고 있다. 하루 3억개 이상의 검색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플랫폼 강점과 간편결제의 핵심 요소인 가맹점과 가입자를 이미 상당수 확보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오는 25일 정식 선보인다. 네이버는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용자에게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원클릭 결제는 물론 네이버 캐쉬·마일리지 통합뿐 아니라 송금기능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페이의 경쟁 우위는 편의성이다. ▲쇼핑 ▲결제 ▲구매 ▲배송상황 ▲적립 관리까지 가능한 '쇼핑 플랫폼' 기능을 갖췄다.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가맹점에 가입하거나 로그인하지 않고도 물품을 구매가 가능하다. 하루 3억개의 네이버 검색어 가운데 34%가 쇼핑관련 키워드인만큼 시장 외연 확대가 용이하다.

또한 네이버는 2009년부터 가맹 쇼핑몰에서 번거로운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매를 도와주는 네이버 체크아웃 서비스로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해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1500만명 이상의 누적이용자와 5만여개 가맹점을 갖췄다. 네이버는 이미 확보한 국내 이용자 층과 탄탄한 가맹점 숫자, 강화된 쇼핑검색과의 시너지 등을 무기로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를 통한 검색과 네이버 페이를 통한 구매가 끊김없이 이어지도록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 중에 있다”며 “이용자들은 결제부터 적립·충전·송금에 이르는 전 과정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쇼핑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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