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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 없었다”

입력 : 2015-06-20 03:25:58 수정 : 2015-06-20 03: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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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모리스 지음/김필규 옮김/지식의날개/2만9000원
전쟁의 역설- 폭력으로 평화를 일군 1만 년의 역사/이언 모리스 지음/김필규 옮김/지식의날개/2만9000원


“만일 당신이 석기시대에 살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의 폭력으로 사망할 확률은 20%에 달한다. 그러나 2015년 현재 그 확률은 1%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1만년간의 잔혹한 전쟁이 이루어 낸 결실이다. 인류에게 평화와 번영을 선물한 전쟁의 역설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역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이언 모리스는 ‘전쟁의 역설’을 통해 반인륜적, 폭력적 범죄로 여겨지는 전쟁이 실제로 인류를 위해 큰 역할을 해왔음을 설명한다.

전쟁은 더 크고 강력한 조직을 만들고 이를 통해 탄생한 국가 권력은 내부의 폭력을 억제한다.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오히려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인류는 안전한 세상 속에서 부를 창출해왔다면 과장일까.

저자는 과거와 같은 ‘생산적 전쟁’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향후 40년을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로 규정하고, 이를 안전하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정치학자 토머스 홉스부터 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까지 많은 학자들의 저서를 인용해 전쟁의 본질을 풀이한다. 기원전 67년 로마 원로원 의원과 1992년 LA폭동 재판의 배심원들을 나란히 불러내 전쟁의 공과에 대해서도 따져묻는다. 이 책에서 활과 화살부터 탄도미사일까지, 수렵집단부터 유럽연합(EU)까지 싸움 전문가가 된 인류의 역사가 박진감있게 펼쳐진다.

한국에서도 전쟁의 역설은 통용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전쟁의 산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냉전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 역시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50년 전 일반적인 한국인들은 아프리카인 평균보다 겨우 조금 잘사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소득 수준 8위의 국가다. 교육과 의료 수준에서는 세계를 선도한다. 블룸버그 혁신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얼핏보면 전쟁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이다. 하지만 저자는 엄청난 폭력을 수반하는 전쟁이 만들어 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주장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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