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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메르스 감염 차단 노력은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배려

입력 : 2015-06-18 11:44:28 수정 : 2015-06-18 1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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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르스가 전국을 바이러스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6월 17일 현재 치명률이 12%에 이르러,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였다.

메르스의 감염경로에 대해 두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는 원거리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공기감염이고, 또 하나는 침방울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지는 비말감염이다.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경로는 ‘비말감염’으로,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대화를 할 때 입에서 발생하는 5마이크로 이상 크기의 ‘비말’입자에 의한 감염을 말한다.

비말을 무거워서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지 못하고 1m 내외의 단거리만 전파될 뿐이다. 우리가 아는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은 대부분 비말 감염으로 전파된다.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으며 다른 환자와의 침상 사이는 2m정도만 유지해주면 된다. 하지만 감염 방지를 위해 방문객은 일반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 후 손을 잘 씻어야 한다.

반면 공기감염은 최장 50m까지 전파가 가능하다. 5마이크론 이하의 가벼운 균이 장시간 공중에 떠다니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공기감염은 예방책도 세우기 어려워서 환자 발생시 음압병실에 격리하고 문을 꼭 닫아둬야 한다. 방문자는 N95이상의 호흡마스크와 1회용 가운을 착용해야 한다. N95마스크란 공기중에 떠다니는 미세과립의 95%이상을 걸러주는 주는 고밀도 마스크를 말하는데, 결핵, 사스 바이러스, 조류독감의 위험이 있을 때 착용하게 된다. 

이번 메르스 감염과 관련해서는 감염경로가 비교적 정확해서 비말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감염이 이루어진 병원의 병실구조,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병•간병 문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공기감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걸로 드러났다.

어쨌든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기관 관계자들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운 날씨에 불구하고 누군가는 꼬박꼬박 마스크를 끼고 열심히 손을 씻는데, 누군가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격리장소를 벗어나거나 증상이 발현됐는데도 쉬쉬하고 있다면 우리는 절대 메르스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위기 때마다 보여줬던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이 이번처럼 절실할 때가 없다. 대한민국 의료인으로서 환자들에게도 꼬박꼬박 당부를 잊지 않는다. 혹시라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부터 착용하시라고 말이다.

며칠 전 보건복지부로부터 내려온 메르스확산방지대책 중 하나로, 본인이 근무하는 병원의 병동출입문이 임시로 통제되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병인에 대한 감염주의 안내만 했지만, 입원환자의 쾌유와 안정, 감염방지를 위해 지금은 꼭 필요한 방문이 아니면 방문이 제한되고 면회시간 역시 밤 9시로 제한된다. 병원에 방문하면 이름과 연락처를 반드시 남겨야 한다. 좀 귀찮은 건 사실이지만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배려이며, 우리 삶을 위한 배려다. 

메르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야 할 때다.

내과 전문의 배상묵 원장 (인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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