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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원빈, 이나영은 강원도 정선 밀밭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든나인 제공 |
얼마 전 연예계 선남선녀 커플 원빈-이나영이 결혼식을 올렸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비단 이 커플이 톱스타의 비밀결혼식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원빈-이나영 부부는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에 위치한 밀밭에서 일가친척 50여명만 초청해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두 사람의 소속사는 푸른 밀밭을 배경으로 국수 가마솥을 옆에 둔 원빈과 이나영의 소박한 결혼식 사진을 공개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3년 결혼한 톱스타 이효리와 음악인 이상순 부부 역시 제주도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으며, 배우 윤정희와 방송인 김나영 역시 소박한 결혼식으로 화제가 됐다.
작은 결혼식은 연예계의 관심사만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 '아이스타일24'가 지난 2013년 20~30대 미혼 여성회원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화려한 드레스 보다 나만의 스타일링으로 주목 받을 수 있는 실속 웨딩'을 선호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직접 ‘셀프 웨딩’ 후기나 팁을 올린 블로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스몰웨딩'과 더불어 일반인들 역시 점차 '나만의 웨딩'을 콘셉트로 소규모 결혼식을 올리는데 관심 갖고 있다. 특히 '남을 의식한 결혼식'으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결혼관이 젊은 층들의 변화로 인해 새 국면을 맞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스몰 웨딩에 대해 할 말 많은, 혹은 결혼을 생각 중인 남자들에게 '작은 결혼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의견을 물어봤다.
◆ 스몰 웨딩, 취지는 좋지만 "글쎄…"
▲부모에게 자녀의 결혼식은 자식의 성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큰 행사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 등 우리 부모님 세대도 역시 노후 준비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하므로 결혼 준비를 위해 집안의 도움을 구하기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젊은 층이 소박하고 간소한 결혼식을 원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식은 신랑신부 둘만의 일이 아닌 '집안과 집안'이 맺어지는 큰 행사이자,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농사의 마무리를 주변에 알리는 성대한 행사다. 이런 행사를 단둘만을 위해 조촐하게 치른다는 것은 양가 부모를 무시하는 불효일 수 있다.
-이씨 (IT업, 결혼 5개월)
▲스몰 웨딩, 유행에 편승하기보다는 진정한 의미대로 실천해야 한다
특별한 결혼식도 좋지만 유명인들의 잇단 스몰 웨딩에 유행을 타고 따라하거나, 남들과 다른 멋진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셀프웨딩 행렬에 동참하기 보다는 진정 소박하고, 자신의 형편과 현실에 맞는 결혼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존 결혼문화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스몰 웨딩의 진정한 의미를 잘 알고,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끔 결혼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씨 (직장인, 결혼 9년)
▲작은 결혼식, 쉽지만은 않아…발품도 팔고, 장기간에 걸쳐 준비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 않았고, 또 여기저기에서 이미 많은 이들이 스몰웨딩, 셀프웨딩을 했다기에 용기를 얻어 도전해봤다. 하지만 나도 예비신부도 직장인이다 보니 발품 팔며 정보를 알아볼만한 시간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해 웨딩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스몰웨딩 패키지'를 알아보니 그것 또한 일반적인 결혼식과 비용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결국 웨딩사진만 직접 촬영하기로 했다. 실질적으로 결혼식의 모든 과정을 '셀프'로 준비하려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며 잘 알아봐야 하는데, 직장생활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보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 (공무원, 예비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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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2013년 7월 제주도의 자택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
◆ 허례허식 없고 소박한 결혼문화 "좋아요"
▲스몰 웨딩, 내 결정에 후회는 없다
지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50여명의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만 초대해 소규모로 결혼식을 올렸다. 흔히 예비부부가 결혼준비를 하며 많이 싸운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모든 과정을 손수 고르고 따져보는 어렵고 힘든 과정 속에서도 즐겁고 행복했다. 물론 그동안 결혼식을 돌며 뿌린 축의금이 아깝기는 했다. 부모님도 이 때문에 처음에는 반대하셨다. 하지만 작은 결혼식을 진행했고, 우리도 하객들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진심어린 축하를 받았다는 게 무엇보다도 기쁘다.
-나씨 (교직, 결혼 1년)
▲끔찍했던 내 결혼식,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간단한 결혼을 하고 싶어
지난 2010년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남들 다 하는데 우리도 해야지" 하는 마음에 구태의연한 절차들을 모두 진행했는데, 지치고 힘들기만 할 뿐 정작 우리는 울상이었다. 새벽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아내는 식이 끝나자마자 울음을 터트렸고, 나 역시 신혼여행 첫날을 '꿀잠'으로 보낼 정도로 지쳤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최대한 편안하고 간단한, 모두 즐길 수 있는 작은 파티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
-문씨 (교직, 결혼 5년)
▲작은 결혼식 문화, 미래의 결혼식 문화로 정착하게 될 것
젊은 층에서 작은 결혼식 문화가 자주 회자된다는 것은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격식을 중시하고 허례허식에 신경 쓰는 이들도 많으며, 결혼문화가 바뀌어가는 과도기적 시기다. 급격한 결혼풍경의 변화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고, 부모세대는 물론 자녀세대가 함께 서서히 인식을 개선시켜나가야 한다. 최근 4대 종단에서 작은 결혼식 문화 정착에 협조하고 있는데, 이처럼 사회 각계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미래에는 작은 결혼식이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정착하게 되리라 본다.
-신씨 (언론인, 결혼 34년)
◆ '작은 결혼식', 정부차원에서도 지원한다
최근 여성가족부에서는 '작은결혼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20쌍을 선발, 청와대 사랑채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관하는 등 작은 결혼식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시민청 등 각종 공공기관에서도 소액의 대관료로 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는 추세다.
공공기관 결혼식의 대관료는 최소 6만원 대에서 최대 30만원 가량. 평균 예식장 대관비용이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하객용 의자, 꽃장식 등 구색조차 갖추지 못한 일부 기관은 외면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에 여가부는 협력사를 모집해 식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이프팀 차주화 기자 cici0608@segye.com
<남성뉴스>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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