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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석유패권 잡아라”… 소설로 그린 산유국들 두뇌전쟁

입력 : 2015-05-30 01:07:04 수정 : 2015-05-30 0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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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키 료 지음/박은희, 이진주 옮김/황금부엉이/각 1만2000원
거래자들/쿠로키 료 지음/박은희, 이진주 옮김/황금부엉이/각 1만2000원


자원은 국가와 국민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최근 원유 과잉공급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나들면서 극심한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주도하는 오펙(석유수출국기구)은 유가가 앞으로 10년 안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앞다퉈 공급량을 늘린다. 왜 그럴까.

일본 굴지 에너지회사 간부 출신 저자는 ‘거래자들’에서 세계 주요 산유국이 미래 석유패권을 두고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의 셰일오일이라는 신흥 에너지와 원유라는 구 에너지 진영 사이의 다툼이 그것이다. 오펙은 지난해 6월 이후 유가가 절반 이상 떨어졌음에도 감산하지 않고 있다. 10년 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원유 가격이 지금은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사우디 등 아랍 산유국들이 감산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신흥에너지 진영의 대표 주자인 미국은 어떤가. 2010년 미국은 20년 만에 대서양 연안과 멕시코만 쪽의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에 착수했다. 최근엔 민간 에너지회사의 북극해 탐사를 허용했다. 특히 셰일오일 생산에 적극적이다. 과거에는 암석에서 오일을 뽑아내야 하기에 시추가 힘들고 경제성이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수평정 시추기술과 수압파쇄법이 개발되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은 본격화했다. 셰일오일은 시추에서 생산까지 석 달 밖에 걸리지 않아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미국이 셰일오일을 적극 개발하는 건 오펙의 저유가 공세에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펙은 유가를 낮춰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산 셰일오일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려 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AI)은 이를 에너지안보의 최대 걸림돌로 여긴다. 미국산 셰일오일이 퇴출되면 중동 산유국들은 예전처럼 유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국제 석유전문가들은 에너지 패권전쟁의 승패가 어느 정도 드러날 쯤이면 유가는 100달러선으로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1970년대 1차 오일쇼크는 4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산유국이 일방적으로 원유 생산을 줄이면서 발생했다. 2차 오일쇼크도 이란 핵 문제와 이라크의 경제제재 조치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불거졌다. 과거 오일파동은 대부분 산유국들의 일방적인 감산 탓이었던 것이다.

현재 오펙의 저유가 전략으로 신흥 산유국들은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채산성이 없어서다. 오펙은 비산유국들의 유전 개발도 봉쇄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비산유국이 에너지 개발에 나서지만 진입 장벽은 너무 높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소설로 그려놓았다. 책에서는 각국 정부와 국제 석유 메이저들 사이의 뜨거운 전쟁이 펼쳐진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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