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협상과 정회를 거듭하며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최종 타결에는 실패했다.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연계해 요구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문제는 여야가 함께 문 장관에 유감 표명을 요구하는 선에서 절충됐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수정의 입법 절차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대 쟁점은 시행령에서 특별조사위 핵심보직인 조사1과장을 개방형 직위로 돌리는 문제였다. 새정치연합은 시행령을 고쳐 조사1과장을 개방형 직위(민간 개방)로 돌리고 조사위의 활동기한은 특위 조직이 완료되는 때부터 시작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사1과장이 다른 보직에 비해 청문회 개최, 조사 활동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선 정부 임명 인사를 앉힐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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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논의 등을 위한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유 원내대표, 이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 이춘석 원내수석 부대표. 이재문 기자 |
여기에 야당이 한술 더떠 세월호 시행령 개정을 담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요구하면서 오후부터 협상은 진통을 거듭했다. 5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열어 시행령 수정의결을 해야 한다는 게 야당의 주문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지도부가 약속할 사안도 아니고 담보할 강제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시행령 변수’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오후 6시10분쯤 정회된 뒤 3시간30여분이 지난 오후 9시40분쯤 재개돼 11시30분쯤 끝났다. 유 원내대표는 협상에서 “야당 요구는 검토해보니 우리가 받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후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오늘 논의가 세월호 시행령을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연계시켰다고 하는 의미는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여야가 28일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더라도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만 분리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장관 거취와 관련해선 당초 해임을 요구한 야당이 한발짝 물러서 문 장관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공적연금 강화 논의에 방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접 밝히도록 여야가 촉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야당으로선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임박해 문 장관 해임만 고집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28일에도 합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등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논의할 사회적 기구의 활동 기간은 오는 10월까지가 될 전망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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