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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사상 초유' 예비군 총기난사…현장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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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13 19:47:08 수정 : 2015-05-13 21: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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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내곡동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훈련장 정문 앞에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총기를 난사한 예비군 최모(23)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제원 기자


13일 오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가해자를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예비군 훈련 도중 총기를 난사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초유의 사건이다.

육군의 설명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 1발 사격 후 주변 인물 향해 총격

13일 오전 8시30분. 2박3일 간의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 중 이틀째였던 이날 52사단 201연대 2대대 소속 5·6·7중대 소속 예비군 중 개인화기 사격훈련을 받을 인원 200여명이 사격장에 도착했다.

이날 훈련은 사격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6중대장 통제 하에 좌측에 7중대장과 조교 3명, 우측에 5중대장과 조교 3명이 안전통제를 했고, 사격 훈련을 받는 예비군들은 좌우측에 각각 10명이 사로(사격구역)에 섰다. 부사수들은 사로에서 3-4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오전 10시37분쯤 가장 왼쪽의 1사로에 있던 가해자 최모(24)씨는 엎드려쏴 자세로 조교로부터 10발들이 탄창 1개를  받은 뒤 사격 개시 명령이 내려지자 25m 떨어진 표적에 1발을 발사했다.

이후 부사수와 2사로 방향으로 7발을 단발로 쐈다. 이 과정에서 부사수와 2,3,5사로의 예비군 등 4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사건 당시 6m쯤 떨어진 곳에 조교가 있었지만 손을 쓰지 못했다. 육군 관계자는 “가장 왼쪽에 있어 제압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즉시 삼성의료원과 국군수도병원, 강남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부상자 가운데 박모(25)씨는 서울삼성의료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으며 다른 부상자인 안모(26)씨와 황모(23)씨, 윤모(25)씨는 서울삼성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국군수도병원에서 각각 치료를 받고 있다.

가해자인 최모(24)씨는 현장에서 이마에 스스로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 사격 관련 안전 규정 미비, 총탄 과다 지급 논란도

사고 직후 육군은 중앙수사단장을 중심으로 68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4명과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 9명이 증원됐다.

하지만 가해자가 사망한데다 현장에 CCTV 마저 없어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해당 부대가 안전 통제 관련 규정을 지켰는지, 실탄을 규정에 맞게 지급했는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동원훈련에서 예비군에게 9발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교탄이 10발 클립으로 정해져있어 숫자상으로 세기 좋아 해당 부대장이 10발로 통제해서 사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대장의 재량권이 있는지 여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개의 사로에 조교나 교관이 한 명씩 배치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사격장 중앙에 주 통제교관을 두고 좌우에 간부를 배치한다. 조교 배치 숫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향토사단은 인력이 부족해 모든 사로에 조교를 배치하기 어렵다”며 “그래도 사격 안전통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6명의 조교를 뒀다”고 설명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중대 소속”이라면서도 “중대에 3개의 생활관이 배정돼 함께 숙식을 했는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해자인 최모(24)씨는 2013년 10월 전역해 이번 훈련이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당국은 경찰과 함께 가해자의 스마트폰과 PC 등을 조사하고, 최씨가 현역 시절 근무한 부대
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군 복무 당시 B급 관심병사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훈련에 참여했던 예비군들도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육군은 사고가 발생한 훈련장의 예비군들은 오늘 퇴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는 수사 경과를 지켜보면서 내일 퇴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훈련장에서 다음번 훈련을 받을 예비군들의 훈련 중단 조치 여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이번 주에는 추가로 입소하는 예비군은 없으며 다음 주에 있다”면서 "훈련 중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초구 내곡동지역 훈련장에 대해서는 오늘부터 사격훈련을 하지 말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육군은 가해자인 최씨의 유서를 발견해 이날 저녁 공개했다. 최씨는 유서에서 “죽고싶다. 내일이 사격이다. 다 죽여버리겠다”고 밝혀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 한민구 국방장관 “철저한 후속대책 마련” 주문

사건 발생 직후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하고 부상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 국가재정전략회의 도중 오후 1시쯤 국방부로 복귀해 국방부 청사에 설치된 사고대책반에서 총기 난사 사건 상황을 보고받았다.

필리핀을 방문 중이던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17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사건 소식을 듣고 일정을 앞당겨 14일 귀국한다.

군은 가해자를 제외한 희생자에 대해 순직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순직이 결정되면 1억1300여만원의 유족 보상금과 매달 84만~120만원 범위에서 보훈 연금을 받게 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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