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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여전히 요원한 북 비핵화

입력 : 2015-04-03 19:28:54 수정 : 2015-04-03 23: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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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이란과 다른 상황"… 오바마, 북핵 해결 쉽지 않을 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란 핵 협상이 2일(현지시간) 타결됐지만 20여년간 정체 상태에 있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한 근거로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이 다르고, 자칫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북한은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후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을 진행했다. 또 기술적 능력만 갖춘 이란과 달리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탈퇴 후 실제로 3차례나 핵실험을 했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이미 (북한이) 핵 소형화까지 와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도 북한이 선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미국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달 19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북한은 이미 핵무기는 물론 핵실험까지 했지만, 이란은 핵무기가 있지도 않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 두 나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미국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 

임기 말 ‘업적 쌓기’(legacy building)가 필요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잘못 접근했다가는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에 상·하원의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서 남은 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남길 수 있는 부분에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데, (이란과 달리)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양보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미·이란 핵협상 합의에 대한 공화당의 폐기 압박에 맞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 새로운 협상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점과 2012년 ‘2·29 합의’를 이뤘지만 북한이 그해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합의가 깨졌던 과거 사례도 이 같은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네바 합의를 주도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도 지난달 31일 한 조찬간담회에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로부터 이를 방어하는 데 온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새로운 핵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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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보상 수준에 있어서도 이란과는 눈높이가 다르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은 석유수출 등 무역이 중요해 제재 해제가 필요했지만,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이후 미국에 제재를 풀어달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며 “(북한은) 제재 해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이란만큼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3일 “미국과 중국 등 (핵 협상에 있어) 중요한 국가들이 각각 북한·이란과 가지고 있는 있는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 핵 협상 타결이 북한에 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타결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이슈가 (국제사회에서) 부각될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도 “(미국이) 북한에게 이란처럼 비핵화를 하면 우리와 대화할 수 있다는 압박을 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동의하면 (미국은) 잃을 게 없고, 거절해도 미국은 계속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모양새까지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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