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전 갈등 추스리고 융화되는 게 출범 첫 과제
금융권 전반의 보안수준 및 금융소비자 보호수준을 책임질 금융보안원이 올해 연말께 용인에 들어설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보안원 설립추진 사무국 관계자는 1일 "금융보안원의 직원들은 당분간 여의도 금융보안연구원과 보안 설비들이 있는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에 나뉘어져 담당업무를 수행한다"며 "하지만 한국정보화진흥원 용인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연말에 전 직원이 옮겨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보안원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아 오는 10일 출범한다. 사무국 관계자는 "설립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출범 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라며 "금융보안원 조직 정비 및 내부 규정과 구체적인 사업 등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침해정보 공유 및 보안 검증 담당
금융보안원의 역할은 금융결제원·코스콤의 정보공유분석센터(ISAC)와 금융보안연구원의 기능을 통합해 보안관제, 침해대응, 침해정보공유, 취약점 분석⋅평가, 금융보안 정책⋅기술 연구, 금융보안 교육, 금융IT⋅보안 인증 및 시험⋅평가 등의 보안서비스를 제공이 주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안원 출범으로 그간 은행·증권 등 업권 별로 구분돼 있던 ISAC이 한 데 모여 업권간 침해정보 공유의 벽이 철거될 것"이라며 "은행⋅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금융회사 대부분의 가입으로 총 가입회원사가 180개로 늘어 보안관제를 통해 탐지·공유될 침해정보량이 증가해 다양한 침해유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나이스정보통신, 네이버, 다날, 다음카카오, 스마트로, SK커뮤니케이션즈, SK플래닛, LG CNS, 인터파크INT, 케이에스넷, 하이플러스카드, 한국정보통신 등 12개 전자금융업자도 금융보안원의 ISAC 서비스를 받게 돼 전자금융업계의 보안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회사와 금융보안원 간에 정보교류를 통해 보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공유 및 금융권 침해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 전자금융과와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 등과 금융보안원이 끊임없는 정보 교류를 통해 안전한 보안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당국 및 금융사는 보안원에 침해사고 정보를 알리고, 보안원은 해당 금융회사의 사고 원인을 분석하여 신속한 대응 및 피해 확산방지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핀테크 기술에 대한 기술평가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새로운 보안기술 및 인증수단 평가, 새로운 서비스 도입시 사전에 안전성 검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금융위 다른 관계자는 "오는 6월 전자금융거래법 감독규정 개정으로 보안성심의가 폐지된 이후엔 신규 금융 서비스에 대한 보안 테스트를 할 주체가 필요하다"며 "금융회사들이 보안 검증을 민간전문업체들에서 받거나, 금융보안원에서도 이 역할을 담당해 보안 점검과 관련해 금융사들의 선택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보안원은 금융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금융보안교육에 역점을 둬 금융권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하고 금융보안 실무자 및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을 대상으로 금융보안 과정을 집중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 설립 전 갈등 추스리고 융화되는 게 중요
금융보안원은 앞으로 맡게 된 업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는 10일이면 금융보안원 소속이 될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 출신 직원들의 융화가 출범 이후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대 원장 결정 이후 이견을 보인 세 기관 출신 직원들이 얼마나 이른 시간 내에 하나 된 조직문화를 만드는지에 따라 보안원의 위상이 좌우될 것"이라며 "보안원 내 투명한 정보 공유 등 직원들이 출신 구분 없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끔 만드는 게 시급한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에 출범 예정이었던 금융보안원의 설립이 지연된 이유는 금융보안연구원장 출신인 김영린 초대 금융보안원장을 향한 불신때문이었다.
이 갈등은 지난달 초 초대원장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설립 이후 세 기관 출신들을 공평하게 인사·대우할 것이란 약속으로 봉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영린 초대원장의 임기는 1년 단임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 간의 인수·합병은 화학적 결합인 만큼 각기 다른 출신들이 실질적인 한 회사의 직원으로 거듭나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며 "금융보안원에 합류하기 전에 생긴 잡음과 감정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신뢰를 쌓을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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