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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준위 전문위원 이번엔 ‘보안사고’

입력 : 2015-03-28 06:00:00 수정 : 2015-03-29 10: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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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개성공단 방문길에
‘北붕괴 문건 USB’ 北에 적발
북측서 문제삼자 벌금 내고 무마
‘흡수통일’발언 이어 대북 악재

흡수통일 준비 논란을 빚었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의 전문위원이 지난 25일 개성공단 방문 때 북한 붕괴 시 대응 방안 문건 파일이 저장된 USB를 가방에 넣어갔다 북한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준위 정종욱 민간 부위원장이 체제통일 준비팀을 언급한 데 이어 전문위원이 북한 붕괴 대응 문건을 갖고 있다 북한 당국에 적발된 것은 일종의 ‘보안사고’로, 북한이 우리 정부가 흡수통일을 도모하고 있다고 몰아가는 공격 소재로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통준위의 김성재 사회문화분과위원장과 사회문화분과 민간위원인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전문위원인 이금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과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4명은 25일 국제보건의료재단 방문단 자격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이들은 당초 오전 10시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북측 지역으로 넘어갈 예정이었으나, 북측 CIQ 검색대에서 모자보건 부문 전문가인 황나미 전문위원의 가방에서 문제의 문건이 저장된 USB가 발견됐고, 북한이 이를 문제 삼으며 시간이 지체됐다.

황 전문위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몇 년 전에 있었던 학술대회 초록집이 담긴 자료였다”며 “김성재 원장이 ‘오래전에 받은 자료집인데, 깜빡 잊고 있었다’고 (북측에) 설명해 통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통준위 자료가 아니라 과거 세미나에서 받은 다른 전문가의 발표 자료로, 가방 안에 그 USB가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김성재 분과위원장은 “내가 얘기해서 (북측 관계자에게서 USB를) 받아왔다”며 “USB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북측이 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흡수통일 준비 조직이라며 통준위 해체를 주장하고 있던 상황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결국 남북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통준위 다른 전문위원은 “당시 현장에서 (북측에) 벌금만 내고 없던 일로 했다지만 북한이 언젠가는 반드시 문제 삼을 것”이라며 “(통준위) 구성원이 70여명에 달하다 보니 통제도 잘 안 되고, 이들이 전부 북한 전문가도 아닌데 도대체 뭐 하는 조직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남북 협상 경험이 풍부한 한 남북관계 전문가도 “북한은 이번 일을 통준위가 흡수통일 준비 조직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 사건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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