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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X 폐지…편리하지만 보안은 어쩌나

입력 : 2015-03-23 19:31:35 수정 : 2015-03-23 2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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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안프로 설치 필요 없는 간편결제방식 선보이게 될 듯
카드사, 새 보안프로 속속 도입…“대안 없이 규제 철폐만” 지적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때 번거로움의 대명사였던 ‘액티브 엑스’(Active X)가 사라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낡은 규제”라고 지적한 지 1년여 만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는 아예 보안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는 간편 결제 방식도 선보인다. 관련업계에서는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걱정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현대·롯데·NH농협카드는 오는 26일부터 액티브 엑스를 대체할 새 보안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삼성과 하나카드는 오는 30일 새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카드사들이 개발한 범용프로그램(exe 파일)은 공인인증서·방화벽·키보드 보안 등 각종 보안프로그램을 한 번에 설치한다. 컴퓨터에 한 번 다운로드해서 설치하면 사용하는 웹브라우저 종류에 관계없이 전자 결제를 할 수 있다. BC·KB국민·우리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이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액티브 엑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는 보안프로그램이었다. 국제 웹 표준에 맞지 않지만 국내에서만 표준화돼 금융회사,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주로 쓰여 불편을 낳았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등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구글의 ‘크롬’이나 애플의 ‘사파리’ 등 IE 외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는 전자 결제를 할 수 없었다. 액티브 엑스는 또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는 팝업창이 많게는 6, 7개까지 뜨고, 자동설치 방식 때문에 악성코드 전파 경로로 활용되는 단점이 있었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액티브 엑스가 깔려 있는 컴퓨터를 쓰는 사람들은 새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며 “보안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하는 사람에게 액티브 엑스 대신 범용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간편 결제 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을 이르면 다음달 도입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범용프로그램 설치도 필요 없는 방식이다.

전자 결제를 하기 전 최초 한 번만 카드번호 등 정보를 입력하면 그 후에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전자 결제를 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SMS)나 전화자동응답장치(ARS) 등을 통한 추가 인증 절차도 없다. 미국의 ‘페이팔’ 같은 방식이 국내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외국 명품 의류나 신발을 싸게 판다며 해외 직구(직접구매)족을 끌어모은 뒤 돈만 챙겨 달아난 가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적발한 이 사이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 동안 피해를 입은 사람은 352명, 피해금액은 1억96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안프로그램 없는 간편 결제 방식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안프로그램을 깔지 않으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하는 것에 사실상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한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 철폐’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액티브 엑스를 범용프로그램으로 바꾼 것만으로도 웹브라우저 호환성이나 절차 간소화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보안문제를 꼼꼼히 따지지 않고 편의성에만 집착하다 화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해킹에 제대로 대비할 수 있는 방식은 현재 기술에서는 어렵다”며 “보안프로그램 없는 방식을 계속 밀어붙이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보안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일반 결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해외와 같은 이용방식을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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