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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략적 모호성’ 정책 언젠가 궁지 몰릴 것”

입력 : 2015-03-16 19:11:10 수정 : 2015-03-16 21: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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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AIIB 문제 입장 정해야
G2 힘겨루기 접근 땐 불이익, 안보·경제 이슈로 접근해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정부가 보여주는 전략적 모호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특정 이슈에 대해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위험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교정책이란 각 나라가 자기 이익을 계산해서 하는 것”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은) 우리의 이익과 불이익 상관없이 미국·중국의 이익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추상적 표현일 뿐, 방향성이 없는 정책이란 것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도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처럼 애매해서는 언젠가 궁지에 몰린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기 전에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는 “미국에서도 (사드를 두고) 두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중국·러시아 때문에) 우리에게 강하게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식으로 요청하면 그때 공식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나 언론이 사드와 AIIB 문제를 G2(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 차원에서 바라볼 게 아니라 안보 이슈와 경제 이슈로 철저히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사드의 경우 군사적 고려 외에 다른 고려사항은 후 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주문이 따랐다.

김 연구위원은 “사드 도입을 찬성하는 쪽은 초점을 북한(위협)에다 두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중국(무역)에 맞추고 있다”며 “두 가지 이슈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려면 결정이 안 난다”며 “(두 이슈를 구분 없이 진행하는 논의는) 빗나가는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은 “(사드는) 외교적 접근이 아니라 군사·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사드가 실제로 북핵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드의 경우) 효용성 등 문제에 대해서 논의가 전혀 안 됐다”며 “(외교에만 집중해) 미국은 동맹이니까 사드 가입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AIIB는 안보보다 경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주류를 이뤘다.

송 전 소장은 “AIIB는 경제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제 문제에 대해 미국은 우리와 중국의 무역량 등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미국에 대한 설득과 AIIB 도입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에서 자금 문제가 등장했고 지배구조에 따라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 정부가 사안별로 안보 혹은 경제를 내세운 뒤 이익을 취하는 외교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소장은 “(사드 도입에 대한 입장을 정한 뒤)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성의 있게 다루고 북한에 미사일 개발을 언제까지 못하게 하는 것을 제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 원장은 “사드 문제를 북핵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6자회담이나 중국의 협력 등이 없으면 사드를 (실제로) 배치하겠다며 중국에 으름장을 놓을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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