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 中)
드디어 금요일, 퇴근 시간은 아직 남았는데 '불금'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주말보다 금요일 밤을 더 좋아한다는 직장인들이 많다. 주말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내일 출근할 걱정 없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주 금요일 밤마다 클럽에 가서 흥청망청 노는 게 능사는 아니다. 불금을 알차게 즐기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불금에 하면 좋은 일들을 모아봤다.
1. 유명 블로그 맛집 탐방

평소 먹는 걸 참 좋아라 하는 직장인 차모(31·여)씨. 금요일만 되면 그녀의 컴퓨터는 맛집 블로그들을 찾아내느라 바쁘다는데…. 일하랴, 다이어트하랴, 평일에는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날로 ‘금요일 저녁’을 설졍해놨기 때문이란다.
(음성변조) “저번 주에는 일주일 내내 기다려 양곱창에 소주 한 잔 했고, 이번 주에는 이태원 아니, 이태리에서 온 셰프가 직접 요리한다는 파스타집에 가서 파스타와 피자를 먹기로 했어요.”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이태원 맛집, 홍대 맛집, ○○동 맛집 등을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맛집 관련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여기서 고민은 시작된다. 과연 어떤 블로그를 믿고, 어떤 블로그를 믿지 말아야 하나. 그래서 오늘도 차씨의 검색은 쉬지 않고 계속된다.
“블로그 맛집을 다 믿을 수 없어 진짜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그렇게 쉬지 않고 검색을 한 결과, 차씨는 드디어 파스타 맛집 하나를 발견해 냈다는데…. 요즘 뜨는 홍대? 말고 홍대 부근 연남동에 있다는 ‘바다 파스타’집! 푸짐한 메뉴에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분위기도 아늑해 일석삼조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직장이 있는 강남에서 마포구 연남동까지 먼 길을 가야하는 애로사항이 좀 있지만, 뭐 어떤가? 불금인데. 특히 저녁을 먹은 후에는 신나는 홍대 클럽으로 직행할 수 있어 좋다.
2. 심야 영화 몰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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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 최고!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십여 년 전만해도 정동이나 이수의 영화관에 가면 젊은 연인들을 타깃으로 한 ‘심야 영화 패키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밤 12시부터 이른 아침까지 최근 개봉 영화 세 편을 몰아서 볼 수 있는 패키지인데, 단순히 세 편을 묶어놓은 게 아니라 티켓 가격 또한 저렴해서 가난해서 오갈 데 없는(?) 연인들에게 참 좋은 데이트 장소였다. 하지만 영화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몰려오는 잠을 쫓기란 어려운 노릇. 실제 심야 영화관에서는 각종 애정행각(?)과 함께 코 고는 소리로 가득했다는 얘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요즘 심야영화 문화는 좀 더 스마트해졌다. 메가박스 동대문점은 주말 밤 3편의 영화를 묶어 상영하는 '무비 올나잇'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외 극장들에서는 몇몇 영화제나 특정기간 이벤트·행사 때 심야영화 패키지를 만나볼 수 있다. 꼭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영화를 예매할 수 있어 심야영화로 ‘불금’을 즐기는 젊은 관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CGV나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마다 심야영화 표값을 할인해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심야 영화를 보러 갈 때는 ▲졸음 쫓는 ‘꿀잼’ 영화 고르기 ▲편한 신발과 복장(따뜻한 아우터나 담요 챙겨가기) ▲집에 갈 교통편 미리 알아보기 등에 신경 쓸 것.
심야영화에 어울리는 장르로는 흥미진진한 SF, 액션영화나 스릴러(단, 별로 무섭지 않은)를 추천한다.(어디까지나 개인 생각) 가족이나 멜로, 예술영화는 잠을 부르는 경향이 있으니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3. 이색적인 핫플레이스 탐방

요즘 이태원의 매력이 푹 빠져 있다는 30대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20대 때만해도 불금만 되면 홍대를 찾았는데, 30대가 되니 이태원에 꽂힌다는 것.
이태원에 가면 전 세계 요리 맛집들로 가능하고,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펍(pub)이나 클럽, 라운지바들이 많다. 불금 이태원에 가면 너도나도 밝은 표정들로 일주일의 피로를 풀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태원이 좋은 또 한 가지 이유는 ‘음악’이다. 이태원의 음악코드는 왠지 20대보다는 30대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소울 트레인이나 글로브라운지, 리차드카피캣, 프로스트(정우성 맥주 CF로 유명한 곳) 등 유명 바에 가보는 것도 좋고, 블로그를 뒤져 색다른 장소들을 물색해도 좋을 듯. 이태원에는 주변 사람들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이국적인 길거리 탐험을 원하는 뚜벅이족이라면 경리단길이나 꼼데가르송길 산책을 권한다.
사람들로 늘 붐비는 홍대가 지겹다면 주변 연남동이나 상수동에 가보는 것도 좋다. 예전 기사식당 사거리로 유명한 연남동은 프랑스(프랑스포차), 이태리(까사디노아), 태국(툭툭누들타이), 일본(옥타) 등 외국풍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맛집 골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한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 위치한 상수동 골목에도 요즘 분위기 좋은 카페나 바, 음식점들이 많다. 줄 안 서고는 못 먹는다는 제주음식점 ‘탐라식당’, 저렴한 가격에 와인과 퐁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민혁이네 와인포차’, 일드 ‘심야식당’을 모티브로 한 ‘김씨네 심야식당’, 그리고 인디 뮤지션들의 깜짝 공연과 저렴한 음료가 매력적인 ‘제비다방'(밤에는 취한제비) 등이 유명하다.
가로수길 뒤에 있는 ‘세로수길’도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다. 특이하게도 이 곳은 ‘디저트의 메카’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로수길에 많이 있던 디저트카페들이 세로수길로 옮겨가면서 생긴 변화다. 세로수길을 걷다보면 특색있는 테마카페, 옷가게, 디저트카페, 술집들을 만날 수 있다.
4. 밤도깨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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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의 야경 |
방학이 긴 대학생이나 출퇴근이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평일 낮 비행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겠지만, 오전 9시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해야 하는 샐러리맨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여행 한 번 가려면 티켓팅은 물론, 회사에 연차(월차) 신청, 업무 스케줄 조정하기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연인, 가족, 혹은 친구들과 가볍게 배낭 하나 꾸리고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이 바로 밤도깨비 투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온라인투어 등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다양한 밤도깨비 투어 상품이 나와 있으니 참고할 것. 특히 밤도깨비 투어는 저녁에 출발해 일요일 오후 돌아오는 여행상품이기 때문에 일찍 예약하면 ‘얼리버드 혜택’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행지에 밤에 도착하는 게 단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밤여행의 낭만을 즐길 수 있어 오히려 이를 선호하는 여행족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다만, 일요일 도착이라 월요일 출근 시 몹시 피곤할 거라는 건 예상해야 한다. 혹시 해외로 나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국내 야간 열차 패키지 상품도 많이 나와 있으니 찾아보자.
리포터 클로이
사진=클립아트코리아(1, 4), 영화 ‘킹스맨’ 스틸컷(3), 개인 소장 사진(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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