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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국내 창업 70%, 생계형 자영업"

입력 : 2015-03-04 14:58:03 수정 : 2015-03-04 1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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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도전과 혁신을 상징하는 창업은 현재 꽉 막혀있는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세계 유수의 IT기업 상당수도 소규모 창고에서 창업을 해 시작한 사례가 많은데요. 박근혜 정부에서 수없이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방향도 결국 이런 창업활동의 증진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창업활동을 잘 들여다보면, 혁신과 도전을 앞세운 벤처창업보다는 먹고 살기 위한 목적의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루며, 청년층보다는 은퇴시기와 맞물린 시니어층이 주로 나서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가 창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소비자들의 다양한 생각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한국에서 창업은 대부분 생계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사회에선 창업을 도전과 혁신이 아닌 생존을 위한 '벼랑 끝 선택'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4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현재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70.5%는 한국사회에서의 창업이란 대부분 생계를 목적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창업의 목적을 생계수단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흔히 창업을 ‘혁신’과 ‘모험’이라는 벤처정신과 곧잘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사회의 창업문화는 당장 먹고 살 문제로 고민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또한 한국사회에서의 창업은 최후의 선택이라는 시각도 34.7%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특히 정년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중∙장년층이 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창업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창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창업과 취업 중 창업이 더 성공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5.5%에 불과했으며, 회사경험을 오래 해본 사람들이 창업을 하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24%뿐이었다. 대다수는 직장생활과 창업을 전혀 다른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는 시선에도 10명 중 2명만 동의했다. 다만 4050대 이상의 동의율이 다소 높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의 생계형 창업이 많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창업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요즘 창업하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함께 취업난과 직장생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각각의 기대감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는 10명 중 9명이 청년들의 창업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밝혔다. 물론 청년들이 창업을 하면 사업이 잘 될 것 같다는 낙관적인 인식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지만, 청년들의 도전정신만큼은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청년들이 창업하는 것을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창업과 취업의 이미지를 서로 비교 평가해본 결과, 일반적으로 창업이 취업보다 경제적 측면과 일자리의 지속성 측면에서 더 높게 평가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수입이 좀 더 나을 것 같은 활동으로 창업을 꼽은 응답자가 52%였으며, 취업을 꼽은 응답자는 16%였다. 둘 다 비슷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나, 대체로 창업활동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한방’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교적 오랜 기간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활동도 창업이라는 의견이 취업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었다. 이는 점점 짧아지는 직장생활과 노년 이후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직장생활보다는 창업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정신적 부담감’과 ‘육체의 피로감’ 측면에서도 창업활동이 직장생활보다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신적 부담감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활동으로 창업을 꼽은 사람은 69.1%, 취업을 꼽은 사람은 18.8%였다. 육체의 피로 역시 창업과 취업의 강도가 강할 것이라는 의견은 각각 68%, 14.1%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비자영업자의 67%는 실제 창업에 대해 고려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조사에 비해 창업을 희망하거나,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의 창업 희망이 좀 더 큰 편이었다.

사람들이 창업을 고려하는 이유는 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만족감(43.1%·중복응답)과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경제적인 기대감에서 많이 기인했다.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으며 시간적으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컸고, 내 사업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아 창업을 고려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반면 창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사업의 위험부담(57.3%·중복응답)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었다. 잘 되지 않을 경우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큰 것이다. 또한 성공할만한 창업아이템이 없거나, 창업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창업을 고려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였다.

창업을 고려해 본적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창업의 적정한 시점으로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후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직장생활 은퇴 이후와 학교졸업 이후가 창업시기로 적당하다는 의견은 적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는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후 창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으며, 50대 이상의 경우에는 직장생활 은퇴 이후를 창업의 적절한 시기로 보는 시각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창업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2016년 이후라는 예상이 가장 많았다.

가장 희망하는 창업분야는 역시 외식·요리 분야(52.1%·중복응답)로, 모든 연령대에서 의향이 가장 높은 업종이었다. 다음으로 ▲온라인 쇼핑(39%) ▲유통·판매(38.8%) ▲교육(22.8%) ▲지식산업·컨설팅(22.4%) ▲수공예(21.6%) 업종에 대한 창업의향이 많은 편이었다. 온라인 쇼핑은 연령이 낮을수록, 유통·판매는 연령이 높을수록 창업희망자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창업 예상비용으로는 5000만~1억원 또는 1억~2억원을 많이 생각했으며, 기대수익은 월 500만원 또는 월 300만원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동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35.8%가 혼자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배우자나 친구, 형제·자매 또는 협동조합 형태 등 누군가와 함께 창업을 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비중(64.2%)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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