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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人인터뷰⑦]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IT·금융 협업 필수"

입력 : 2015-03-03 11:39:30 수정 : 2015-03-03 1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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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비 뒤처진 韓 핀테크, 극복하려면 시간 절약해야
토스 활성화 이후 '계좌 기반 결제 서비스' 사업 선보일 것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영국·미국·중국 등 핀테크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IT와 금융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금융·IT업계가 협력을 통해 올해 안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3일 서울 논현동 소재 비바리퍼블리카 본사에서 만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영국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핀테크 관련 서비스에 대한 시험 및 출시가 이뤄졌다"며 "은행들이 1~2년 간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내놓는 등 노력했지만, IT기업과 협력한 뒤에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은 외국에 비해 뒤처진 상황으로 활성화까지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해외 사례를 통해 협업 시에 더 나은 성과를 얻는다는 것을 간접경험했으므로, 우리나라의 핀테크는 협업에서부터 시작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해외 핀테크 회사들이 도입 초기 은행 등 금융회사 단독으로 핀테크에 대한 실험을 2년여 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자 IT기업과 제휴를 통해 지금의 성과를 낸 것을 교훈삼아 도입 단계에서 금융·IT의 협업을 통해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26일 '토스(Toss)'라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현재 사용할 수 있고, iOS버전은 애플스토어에서 심사 중으로 이번 주 내에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비바리퍼블리카는 어떤 회사인가. '토스' 서비스를 출시하게 된 계기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생활을 안전하고 간편하게' 혁신하자는 뜻을 모아 설립된 회사다. 사명인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는 '공화국 만세'라는 의미로, 프랑스혁명 당시 구호다.

토스는 지난 2013년 중순부터 구상한 서비스다. 구상 당시에는 국내에 '핀테크'라는 용어가 알려지기 전이다. 1년 반 가량의 준비기간과 두 번의 베타테스트를 거쳤다. 토스라는 이름은 '배구공을 가볍게 토스하듯이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입력 등 기존 11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송금 경험을 보낼 금액과 받는 사람, 암호 입력 등 단 3단계만 거치면 끝나도록 만든 서비스이다.

- 핀테크(FinTech)에 대해 정의한다면.
▲기술 기업이 금융의 새로운 가치,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기술들 예컨대 빅데이터 기술이나 보안기술 등이 기존 금융과 결합했을 때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한다.

- 두 번의 베타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됐나. 반응은?
▲지난해 4월 운영했던 첫 베타 테스트는 오픈베타버전으로 전체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최근에 진행된 두 번째 베타 서비스는 한 금융사를 통해 클로즈베타 버전으로 운영했다. 시범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은 '이렇게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 있다니 놀랍다', '송금을 하고서도, 송금이 된 것인지 의아해 다시 확인했을 정도로 간편했다' 등으로 긍정적이었다. 재사용율 역시 65%~8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 현재 제휴된 은행이 세 곳, 제휴를 앞둔 곳이 두 곳이라 들었다.
▲기업은행과 경남·부산은행은 제휴가 완료돼 현재 세 은행의 고객들은 토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전북은행 및 우체국은 제휴를 앞둬 곧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주가 지나면 시중은행 20개의 담당자들과 미팅이 끝난다. 앞서 언급한 다섯 개의 은행 외에도 제휴 직전까지 진행된 은행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토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혀온 은행은 없다. 많은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의 협조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앞으로 토스의 보안성, 편리성 등을 강점으로 제휴를 지속·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토스 서비스의 최대 강점은 무엇인가.
▲송금을 받는 사람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송금 즉시 상대방 계좌로 이체가 완료돼 1영업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기존에 폰·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경험하던 송금 경험과 유사하단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금융 서비스 고객들이 간편하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토스의 숨겨진 기능. 친구에게 받은 은행, 계좌번호, 금액이 담긴 문자·SNS 메시지를 복사해 붙여넣으면 토스 앱에서 다시 작성할 필요가 없다.
- 서비스 출시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 기억에 남는 애로사항은?
▲자사 서비스 출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 애로사항은 아니었지만, 국내에서는 금융업 분야에 대한 투자 유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핀테크 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신성장 분야라면 금융업 등도 포함될 수 있게 개정이 될 것으로 보여 업계 애로사항이 한층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당국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에 대한 견해는.
▲핀테크 활성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지가 확실하다고 느껴진다. 지급결제 분야에 있어서는 보안성 심의·특정 기술 의무 사용 폐지 등 지금 나온 방안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인 환경 개선·제도 지원을 위한 의견 수렴 창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보안성 심의 폐지 이후 보안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데.
▲보안성 심의를 폐지하는 대신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보안을 설정하게 된 것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지금까지의 규제는 30만원을 이체하든, 3000만원을 이체하든 금융 거래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수준의 보안을 요구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 물론 30만원 거래에 보안이 약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에 서비스 구조·규모·크기에 따라 업계가 다양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 토스 서비스의 보안은 어떻게 하고 있나.
▲초기 비용의 90%를 보안에 투입하는 등 서비스 론칭에 앞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보안이다. 국내 유수 모의해킹팀에 모의 해킹을 의뢰한 결과,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몇몇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에서 쓰는 보안 솔루션을 들여왔다. 이용자들에게 정말 간편하고 안전한 송금 경험을 제공하고,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면서 신뢰를 형성할 예정이다.

- 금융당국이 사후 책임을 강화하겠다는데.
▲보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및 테스트를 할 것이고, 혹시나 제3자에 의한 피싱·해킹 등 부정 이용으로 이용자가 손해를 입는 사고가 생긴다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외에 개선돼야 할 것은 없나.
▲금융 소비자에 대한 보안 의식 개도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모든 책임 소재가 금융기관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있었다. 계속되는 보안 위협이나 사건사고를 봤을 때 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처럼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보안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소비자 스스로도 자신의 보안과 정보 보호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렇게 하지 않을 시 어느정도 사용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금융 소비자가 자각해야 한다. 금융기관이 충분히 고지했다는 전제 하에, 사용자가 주의·의무를 기울여야 앞으로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 아마존이 한국 진출을 가시화했다. 핀테크 및 유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마존의 가장 큰 서비스 강점은 원클릭결제다. 사용자들이 더 광범위하게 기존 결제 시스템의 불편함을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국내 온라인몰에서 구매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이 해외의 더 편리한 서비스 이용했을 경우, 간편결제에 대한 니즈(Needs)는 더욱 폭발할 것이다.

이제는 해외의 편리한 서비스를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에 대응할 서비스를 개발·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실패한 것을 교훈삼아야 한다.

- 비바리퍼블리카 '토스'의 라이벌이 있다면.
▲비슷한 서비스로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있지만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토스는 그간 경험했던 송금 서비스와 유사한, 좀 더 금융앱에 가까운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유사 서비스가 준비 중이라는 이슈가 있어 그 전에 소비자들에게 토스를 알리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 한국 핀테크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전망은 좋지 않다. 현업에 있다 보니 해외 시장의 공세 속도에 비해 이미 너무 많이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올해가 '골든타임'인 것 같고, 앞서 말했듯 올해 안에 국내 사업자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격차가 생길 것 같다. 금융사들이 우수한 기술을 가진 IT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빠른 의사결정 하도록 해야 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간편송금 서비스 이후에 어떤 계획이 있나.
▲토스를 정착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토스 다음으로는 '계좌 기반 결제 서비스' 제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통장입금, 실시간 이체 등 계좌 기발 결제 서비스가 전체 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약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스로 송금을 간편하게 할 수 있듯, 고객들이 비바리퍼블리카의 서비스로 간편한 계좌 기반 결제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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