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지급·학자금 융자 지원
하버드, 부모 연봉 적으면 학비면제 “네, 맞습니다. 우리 대학 학비가 엄청나게 비싸지요. 그렇지만 일단 합격만 하세요. 부족한 학비는 우리 대학이 메워 줄 것입니다.”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 대학을 찾는 대입 수험생에게 대학 측 관계자가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사실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명문 인문학 중심대학(리버럴 아츠 칼리지)에는 기부금이 넘친다. 이 돈으로 대학 당국이 가정 형편상 등록금을 대기가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얼마든지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 대학 당국이 기부금을 펑펑 쓰는 게 아니다. 돈을 갚을 필요가 없는 장학금이 아니라 학비 융자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 등록금은 연간 6만달러(약 6700만원) 안팎이다. 어지간한 부모의 연봉보다 학비가 더 많다. 하버드대는 부모의 연봉이 6만5000달러 이하이면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준다. 명문 인문학 중심 대학인 윌리엄스대는 부모 연봉이 7만5000달러 미만이면 학비 융자금 대신 장학금으로 부족한 학비를 대준다. 앰허스트대는 아예 학자금 융자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곧 부족한 학비는 대학 당국이 장학금으로 지급해 준다는 뜻이다.
MIT 등 일부 대학은 장학금을 주면서도 여름 방학이나 학기 중에 학교 안팎에서 일을 해서 번 돈을 학비에 보태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기 문제는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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