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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측근 "인종별 주거지역 따로 만들어야"

입력 : 2015-02-17 19:13:49 수정 : 2016-06-29 09: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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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측근 女소설가 망언 파문 “외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주거를 함께 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20∼30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황을 보건대, 주거만은 백인과 아시아인, 흑인처럼 (인종별로) 따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유명 여류 소설가 소노 아야코(曾野綾子·83)가 인종에 따라 거주 지역을 분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일본에도 도입하자고 주장해 세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로 평가돼 국제사회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아파르트헤이트는 넬슨 만델라가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철폐됐다.

17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소노는 지난 11일자 산케이신문에 게재한 ‘노동력 부족과 이민’이라는 칼럼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민을 활용하자”면서도 “다만 거주 지역은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이슬람국가(IS) 문제 등을 보면 다른 민족의 심정이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며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후 흑인이 백인이 사는 곳에 살게 됐지만 이 공동생활은 곧 파탄 났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용인한 셈이다.

소노는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된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를 비롯해 60여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유명 작가이며, 2013년 한때 아베 총리의 교육정책 자문위원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소노의 칼럼이 알려지자 주일 남아공대사관은 즉각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정당화해선 안 되며 어떤 나라도 피부 색깔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항의문을 산케이신문에 보냈다.

세계 유수의 언론도 소노의 주장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자 인터넷판 ‘남아공이 아파르트헤이트 칼럼에 항의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소노의 칼럼을 ‘아파르트헤이트 칼럼’이라고 꼬집었다. 외신도 “아베 총리의 전 조언자가 아파르트헤이트를 용인해 총리를 곤혹스럽게 한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이 일제히 비판에 나서는 등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번지고 있다. 히구치 나오토 도쿠시마(德島)대 준교수는 17일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인도주의에 반하는 정책으로 확정된 아파르트헤이트를 긍정하는 듯한 칼럼으로, 국제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노는 이에 “생활 습관이 다른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고, 산케이신문도 “소노의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우리 신문은 아파르트헤이트와 인종차별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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