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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 럭키박스 홍대점> |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인스타그램으로 인기 매체는 조금씩 달라져 왔지만 그 안에서 떠도는 것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SNS를 사용하는 네티즌, 그 중에서도 주 연령층인 10대부터 30대들은 자신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도, 특정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표현이 화제를 낳고 트렌드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외식 메뉴는 이러한 부분에서 상당 부분 혜택을 입었다. 수많은 SNS 유저들은 ‘먹방을 찍었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자신이 먹은 음식 사진을 찍어 자신의 계정과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업로드한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 사진을 찍고 이를 게시하는 것은 즐거운 유희다. 음식 사진을 보는 이들 역시 사진에 대한 선호를 표시하며 유희에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음식은 욕망의 대상이 된다 길게 늘어지는 모짜렐라 치즈, 두툼한 살이 붙어 있는 등갈비, 붉은 양념 또는 노란색 치즈 가루를 잔뜩 묻힌 치킨을 담은 사진은 인기 스타의 몸매를 포착한 사진만큼이나 ‘핫’하다.
이처럼 욕망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스몰비어와 치즈 등갈비는 차례차례 외식 트렌드의 선봉이 됐다. 창업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간 스몰비어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자본 창업자들을 끌어들이며 시장을 키웠다. 봉구비어부터 시작해 용구비어, 청담동말자싸롱, 오춘자비어, 순희비어 등 스몰비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넘치도록 쏟아졌다.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현재, 매장 평수와 메뉴 구성 등에서 변화를 주고 있지만 ‘싸고 간편하게 술 한잔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스몰비어의 정체성은 유지되고 있다.
치즈등갈비 역시 원조로 꼽히는 ‘함지박’과 제임스치즈등갈비 등의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외식시장을 점령했다. 등갈비 메뉴를 판매하지 않던 업장도 치즈등갈비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덕분에 일부 매장들은 SNS를 통해 맛집으로 확산되며 인기를 누렸다.
외식 메뉴 외의 사례도 있다. 주얼리 업체 쥬얼 코리아가 만든 프랜차이즈 브랜드 럭키박스는 SNS로 이름을 알렸다. 럭키박스는 1만~5만원대의 주얼리 제품이 무작위로 들어있는 상자를 1만원에 판매한다. 운이 좋으면 소비자 가격보다 최대 다섯 배 비싼 상품을 가져갈 수 있는 것. 마치 ‘뽑기’를 연상케 하는 이 방식은 젊은 소비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1020 소비층이 대다수인 홍대점의 경우 한 방문 고객이 럭키박스 홍대점 사진과 컨셉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는 하루만에 ‘좋아요’ 수 9만 건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으로는 ‘공유’가 쉽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사진 한 장 또는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널리 공유되고 흥미를 끌 수 있을 만큼 재미있거나 특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농사를 짓고 싶다면 밭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종자를 심고, 꾸준히 밭을 가꾸는 것이 필수다. 성공창업의 신호탄을 쏘고 싶다면 밭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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