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 지켜져야…비대면-대면채널간 균형 중요
금융권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중심으로 급속도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및 IT기술 발달하면서 이런 추세가 더욱 가파르다. 디지털과 대면채널을 융합하는 추세가 은행을 비롯한 전 금융권을 휩쓸고, 점포 및 채널전략을 바꾸는 것은 물론,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고객 전략 등이 논의, 추진 중이다.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영업 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보호 문제나 적절한 채널전략 등의 이슈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
◆고객니즈 파악 핵심…찾아가는 뱅킹, 한 곳에서 복합서비스
국내에서 다이렉트뱅킹은 HSBC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운영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전북은행이 이를 벤치마킹해 수도권 공략 전략으로 삼았다. 점포 개설 비용을 줄이면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장점을 갖춰 은행 방문이 쉽지 않은 금융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톡톡한 효과를 봤다. JB다이렉트예금 가입자수는 3만151명, 가입금액은 8910억원을 기록 중이다.
'태블릿브랜치'도 고객 접점을 다양화하는 전략 중 하나다. 작년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최근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이를 시범 도입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포터블프린트기와 태블릿PC를 현장으로 들고가 대(對)고객금융상담을 비롯해 급여계좌 개설, 인터넷 및 폰뱅킹 등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고객접점 확대 및 비용절감의 이유로 태블릿브랜치 도입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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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자 태블릿브랜치를 도입, 활용 중이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태블릿브랜치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사진 제공=부산은행. |
증권사들은 아웃도어세일즈(ODS : Out-Door Sales)방식으로 금융소비자를 찾아나선다는 계획이다. ODS는 창구 영업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동식 영업 방식. 증권사 지점 방문에 따르는 고객의 수고를 덜고, 리테일 부문에 힘을 실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증권사는 이를 통해 신규 계좌확보 및 집합투자증권(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통한 영업력 강화를 기대한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점포대기시간 및 업무처리시간의 단축과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키오스크(Kiosk)나 블릿PC처럼 고객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기술에 투자한 점포를 꼽았다. 특히 태블릿PC는 다른 자기주도형 비대면 채널에 비해 80%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과 증권을 하나로 합친 복합점포도 금융권을 달구는 이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초 서울 세종로 광화문 빌딩에 복합점포를 냈다. 물리적 칸막이 등이 없는 완전한 형태의 국내 1호 복합점포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은행과 증권사를 따로 방문할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복합점포에서는 기존 PB센터와 달리 일반인에게도 양 업종의 상품을 소개, 판매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한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은 물론 금융사의 영업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본다. 산업은행 지점장을 지낸 한 인사는 "산업은행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많았다. 복합점포에서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에게 증권 상품을, 반대 성향의 고객에게는 은행 상품을 권유하는 식으로 맞춤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MTS를 통한 거래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대응도 분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MTS를 통한 거래비중은 코스피 기준 10%, 코스닥 기준 20%를 넘어섰다. 증권업계는 MTS와 SNS를 결합한 카카오톡 연동 주식주문 서비스 '증권플러스 for kakao'에 참여하고 후강퉁 관련 서비스를 MTS에 탑재하는 등 MTS 개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주요 경영목표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 비즈니스'”라며 지속적으로 MTS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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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업계에서는 MTS의 기능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부증권 `Beyond Trade`는 대동소이한 타사의 MTS와 다르게 원하는 모양의 타일에 원하는 정보를 구성해 나만의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커스텀홈’기능을 도입했다. 사진 제공=동부증권. |
◆'내가 뭘 필요로 할까?' 금융사가 맞춤 분석도
금융사가 개인의 소비패턴을 분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방대한 회원 및 가맹점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급결제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카드업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카드사는 자사 카드 사용자가 어떤 곳을 주로 가는지, 어느 시기에 어느 장소에서 어떤 재화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대금을 결제하는지 파악하고 있다. 최근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 카드 이용자의 생활패턴에 적합한 혜택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 사장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영업력 강화를 강조한 데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읽힌다. 기존 고객관계관리(CRM :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일부 혹평에도 불구, 더욱 방대한 데이터로 고객을 보다 세분화하려는 시도는 고객에게 적절한 편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긍적적 의미를 지닌다.
일례로 삼성카드는 작년 4월 CLO(Card Linked Offer)서비스인 링크(LINK)를 도입했다. 링크는 자사 고객이 자주가는 가맹점, 업종, 지역 등을 분석, 할인 및 포인트 적립 등의 맞춤형 혜택을 자동으로 매칭한다. 카드 회원은 자신이 선호하는 혜택을 연결해두면 별도의 쿠폰 없이도 할인이나 적립을 받을 수 있다.
BC카드와 롯데카드 등은 근거리 통신기술인 비콘(Beacon)을 활용한 마케팅 기회를 엿보고 있다. 비콘은 근거리 위치와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 인식에 기반해 상호간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 비콘 단말기가 놓인 장소에 블루투스 기능 등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접근하는 것 만으로도 두 기기는 서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 이용 고객은 각종 정보와 쿠폰, 이벤트 관련 내용을 전달받게 된다. 커피전문점을 방문했을 때 주로 마시는 음료 정보가 뜨고 이에 맞는 할인 쿠폰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자동으로 담기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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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에서는 비콘 기술을 활용해 금융소비자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
◆소비자보호·채널 균형 고려해야
이런 흐름은 필연적으로 규제완화를 수반한다. 직접 고객을 찾아가거나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비자보호는 뒷전으로 밀릴 염려도 나온다.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초기를 예로 들자. 은행에선 내부 경영평가 시 예적금 대비 방카슈랑스 실적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데,꾸준한 불입 능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도 무리한 보험 가입을 유도했다. 금융소비자의 경제력 및 평균 수입 등 불입능력이나 투자성향, 등의 요인은 크게 고려되지 않았다. 내부 경영평가시 높은 실적으로 잡히는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다. 최근 기자와 만난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 금융권 인사는 "2003년 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불입능력이 낮거나 중도 해약이 예상되는 고객이더라도 수수료 수입 확보차원에서 무리하게 방카슈랑스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다양한 방식의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소비자보호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ODS도 마찬가지다. ODS가 본격 허용되려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해결돼야 한다. 방문판매법은 투자자 계약철회권을 현행 '14일'에서 ‘철회 불가’로 바꾸는 게 뼈대인데,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피해 방지 대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한 비대면화(化)추세가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대면채널을 활용한 비용 절감에 주력하다 전문적인 금융서비스 제공 부족 등으로 고객 만족도가 급감할 수 있어서다. 오프라인 지점의 노출이 줄어든 데 따른 인지도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예로 호주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CBA)'은 비용을 아끼고자 지난 1993년 1756개였던 지점수를 2005년 1006개로 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대부업체 등의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허용했다. 2005년에서야 대면 채널의 서비스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며 디지털-대면채널의 조화를 추구했다. 김예구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고객이나 지역의 특성에 맞게 대면 채널의 서비스 및 운영방식을 세분화하거나, 디지털 채널에서 만족시킬 수 없는 깊이 있는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면 채널을 혁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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