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해고 칼바람 피한 경비원 '무늬만 휴식' 늘어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2015년부터 최저임금 적용되자 급여인상 대신 무급휴식 늘려
쉴만한 장소 없고 여건 안돼
당국은 “업무특성 감안” 뒷짐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차 위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안모(67)씨는 새해 들어 야간 휴식시간이 1시간 늘어났지만 달갑지 않았다. 휴식시간에 일을 계속해야 할뿐더러 쉰다고 해도 별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안씨는 “경로당이나 초소에서 쉬는데 경로당에 있기가 불편해서 주로 초소에서 쉰다”며 “주민들이 새벽에도 택배를 찾으러 오고 들락거리는 시간이 달라 (휴식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말했다.

5일 경비업계에 따르면 새해부터 경비원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아파트가 경비원 해고 대신 무급 휴식시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말 경비원 해고 우려가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해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비원들의 휴식 시간과 공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허울뿐인 휴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노원센터) 사무국장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으로 경비원들의 휴식시간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야간에 2시간을 더 쉴 수 있게 하면 급여를 거의 올리지 않고도 최저임금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아파트 경비원들이 주어진 휴식시간에 제대로 된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휴식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면 경비원들은 여전히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다.

도봉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김모(62)씨는 “휴식시간은 점심·저녁식사 시간 각 1시간과 야간 6시간을 합쳐 8시간인데 (사실상) 쉬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아파트에는 휴식공간이 아예 없어서 노상 초소에 있는데, 누워서 자면 주민들이 또 경비 잔다고 뭐라고 해서 의자에 기대 잠깐 눈 붙이는 정도”라고 털어놨다.

실제 최근 용산구와 도봉구 지역의 아파트 4곳을 확인한 결과 경비원이 쉴 수 있는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한 아파트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9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아파트 경비원 152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63.9%는 ‘휴식시간 중 쉬고 있으면 주민의 불만이 커서 제대로 못 쉰다’고 답했다. 휴식시간에 쉬지 못하는 이유로는 ‘택배·방문객·취객 등으로 인한 취침시간 중 기상’이 84.6%에 달했다.

그렇다고 경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경비원들이 휴식시간에 일한 것에 대한 임금을 달라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내도 일을 했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고, 노동청이 조사하는 경우도 드물다.

용산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권모(67)씨는 “휴식시간이 보장 안 되는 데 대한 진정을 넣어도 노동청 직원들이 시큰둥해하면서 ‘업무 특성을 감안하셔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지난해 12월 ‘경비인력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휴식공간이 아닌 근무지에서 쉴 경우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이영애, '건강 이상설' 떨쳐낸 김혜자와 다정 투샷…밝은 모습
  • 이영애, '건강 이상설' 떨쳐낸 김혜자와 다정 투샷…밝은 모습
  • 엑소 카이 ‘수줍은 미소’
  • 강석우 딸, 블랙 오프숄더 입고 슬림 몸매 공개
  • 초아, “AI인 줄” 감탄 부른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