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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식사 제때 못하고 면회 제한”
韓경위의 변호인 거절도 석연찮아
극단적 선택에 영향 미쳤는지 주목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지난 9일 긴급체포된 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최 경위의 극단적인 선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지 주목된다.

15일 유족 등에 따르면 최 경위는 지난 9일 오전 자택에서 긴급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구치소를 오가며 조사를 받았다. 11일에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12일 새벽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석방됐다. 구치소를 나온 최 경위는 어머니 등 가족을 찾아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한 뒤 이튿날 ‘편히 쉬고 싶다’는 유서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최 경위 본인이 법에서 정하고 있는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4일 공개된 최모 경위의 유서.
남제현 기자
우선 최 경위는 사흘간 극심한 스트레스와 모욕감,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최 경위는 체포 이후 검찰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았고 밤늦게 경기도 의왕시의 서울구치소로 옮겨 수감됐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족 A씨는 “최 경위가 조사를 받으면서 식사 시간을 넘겼는데 그대로 구치소로 수감됐다고 한다”며 “왜 식사도 제때 못 챙겨 먹었는지 궁금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 경위가 육체적으로 힘들어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다 못한 구치소 내 다른 수감자와 교도관이 나설 정도였다는 것이다. 유족 B씨는 “최 경위가 몸을 떨며 힘들어 해 옆에 있던 수감자가 셔츠를 벗어줬고, 이후에는 교도관 한 분이 자비로 내복을 사서 입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충격을 받고 황급히 영치금을 넣었다”며 “경황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

최 경위 가족의 면회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족들은 “최 경위 부인과 형, 누나가 구치소로 면회를 가려 했는데 변호사로부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변호사가 정치 사건이라 가족도 면회가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경위 변호인 이모씨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구속기간) 연장도 이뤄질 사안으로 판단했다”며 “최소 15일 이상은 접견이 제한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통상 민감한 사안은 진술 조작 등을 우려해 수사기관에서 접견을 제한한다고 본인 스스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같은 혐의로 체포됐던 한모 경위가 변호인 선임을 거절한 사실도 있어 이 부분이 석연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최 경위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는 한 경위가 소개했는데 정작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한 경위가 변호인 선임을 거절했다”면서 “최 경위도 이점을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 경위가 어떤 제안을 받았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후 한 경위는 황모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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