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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공원화 시민합의 부족”

입력 : 2014-12-08 23:46:40 수정 : 2014-12-09 00: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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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보행자 중심 문화위해 필요”
아현고가 역사적 가치 무시 비판, 남대문 물류 이동로 대안도 없어
시민 의견 수렴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8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공원화 사업 추진에 적극적인 서울시와 이를 반대하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의견 충돌이 여전한 가운데 전문가 10명,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공원화 추진 방향은 세계적인 추세에 어긋나지 않지만 시민의견 수렴과 대책 마련 등 과정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1부 토론회에는 서울시의 사업설명과 전문가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서울시는 발표에서 서울역 고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강조했다. 서울시 측은 “경제활력을 창출하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원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승현 서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설문 조사 결과 시민 54%, 주민 53.4%, 전문가 66%가 찬성했다”면서 “교통체증, 예산 확보, 안전성 문제가 지적돼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산업화 유산의 측면에서는 아현고가가 최초이고, 민주화 측면에서는 동자동 쪽 고가도로 의미가 더 큰 데 둘 모두 이러한 논의가 없었다”며 “공중공원화 사업의 근거와 주민 합의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2부 자유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과정과 시간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형 중앙대 교수는 “세운상가의 공중데크는 기본 계획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주민들과의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상호 홍익대 교수는 “(사업 추진으로) 서울의 동서연결의 핵심이 없어지지만, 일대에 역세권 개발 및 재생사업 등 교통수요가 늘어날 대목이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조경민 공공네트워크 소장은 “코닥 본사가 있던 미국 로체스터시티는 디지털 카메라가 유행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가 주민 주도로 도시 살리기가 진행됐다”며 “서울시도 관 주도가 아닌 민 주도로 정책을 결정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대문시장들은 보다 분명하게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이민호 남대문상인회 본부장은 “공원화사업이 진행되면 남대문시장의 물품이 출입하는 통로가 없어진다”며 “상인, 건물주, 지주가 모두 뜻을 모아 600년 만에 처음으로 시위를 벌이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토론회에 참석한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향후 시장 상인을 포함해 전문가 및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사업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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