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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사태 일으킨 백인 경관, 어두운 극장 등에서 잠행

입력 : 2014-11-28 07:38:07 수정 : 2014-11-28 07: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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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해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은 사건 이후 3달가량을 어떻게 대중의 눈을 피해 다녔을까.

윌슨의 근무지이자 살고 있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퍼거슨시는 인구 2만의 작은 도시로 남의 눈에 띄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지난 8월 사건 이후 숨어 지냈던 윌슨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이후 밖으로 나와  ABC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정당방위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춰 변호인도 그간 윌슨 경관의 행적을 조금씩 언론에 공개했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에 닐 브런트래거 변호사는 "윌슨 경관이 퍼거슨 사태 후 자신의 집 주소가 온라인에 떠돌자 짐을 챙겨 나와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도피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고 했다.

브런트래거 변호사에 따르면, 집 앞 잔디를 깎던 윌슨 경관은 자택이 대중에 노출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세 시간 만에 간단히 짐을 꾸려 집을 떠난 뒤 다른 변호인 중 한 명의 집에 잠시 머무는 등 동가식서가숙하며 살해 위협을 피해 다녔다.

브런트래거 변호사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윌슨 경관이 정체를 숨기려고 다양한 테크닉을 배웠다며 그가 변장하고 다녔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윌슨 경관은 눈에 띄지 않도록 어두운 극장에 가는 것을 선호했다.

브라운의 억울한 죽음과 인종차별에 항거하는 시위대가 100일 이상 퍼거슨 시를 점거하고 경찰 당국과 대치하는 등 도시 전체가 결딴날 기세였으나 윌슨 경관은 잠행 중 10월에는 9살 연상의 경찰서 동료와 재혼도 했다.

브랜트래거 변호사는 윌슨 경관이  흑인 사회의 공적이 됐기에  목숨이 위태롭다며 조만간 사직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인인 그레그 클레어펠은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지 1시간 만에 윌슨 경관과 만났다"면서 "그는 당시 자신이 브라운의 엄청난 힘에 눌렸다고 진술했고, 이런 진술은 대배심, 미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조사에서 일관성을 유지했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윌슨 경관은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마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브라운을 지칭)에게 붙잡힌 5살 소년 같았다"면서 몸싸움 후 브라운을 사살한 것은 경찰로서의 정당한 집행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대해 브라운의 유족은 "제정신이냐 그는 살인마"라고 분개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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