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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움추려든 마음을 녹여라~!"

입력 : 2014-11-18 16:04:44 수정 : 2014-11-18 16: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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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적인 두 남자 이서진과 옥택연이 자연의 시간에 맞춰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 요리 프로그램인 ‘삼시세끼’는 케이블 채널에서 '꿈의 시청률'로 불리는 1%를 가뿐히 뛰어넘으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가 올해 미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감성을 자극하는 관련 서적이 인기다.

방송∙문화 뿐만 아니라 트렌드가 생명인 통신∙의류∙유통 업계에서도 ‘고백(Go Back·회귀)’이 마케팅 키워드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매장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과 따뜻한 인사말을 나누는가 하면 온라인 쇼핑 회사는 손 편지를 쓰고 통신사는 메시지를 최대 30년 후까지 보관했다가 배달하는 서비스로 호응을 받고 있다.

속도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에 지친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기업의 진심을 전하고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Go Back’에 관심을 둔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다사다난했던 한 해에 움츠린 소비자 마음까지 위로하며 큰 호응 받고 있다.

◆ 고객과 직접 따뜻한 인사말 나눈다

소비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주로 단체문자나 이메일·SNS 등을 이용해 안부를 전해온 기업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따뜻한 인사말을 나누거나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라이프스타일 슈즈 브랜드 크록스는 연말을 맞아 한해 동안 꾸준한 사랑을 보내준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따뜻한 인사말로 소통하는 ‘따뜻한 인사말’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달여동안 크록스 페이스북에서 따뜻한 인사말 공모전을 진행하며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된 인사말은 크록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사용할 계획이다. 공모전 참가자와 매장에서 직원과 따뜻한 인사말을 나눈 고객을 위해 따뜻한 크록스 겨울 슈즈와 호텔 숙박권 등 푸짐한 경품도 준비되어 있다. 크록스 마케팅팀 신성아 이사는 “한해 동안 크록스에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보다 진정성 있게 보답하고자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인사를 나누며 고객과 매장 직원 모두 연말에 따뜻함을 더하시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10월 고객의 주문 멘트에 따라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장에 방문해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등 따뜻한 멘트로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50% 할인이 적용되었으며,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라고 비교적 공손한 말투를 사용하면 20%를 할인해 주는 등 고객 멘트에 따라 할인율이 다르게 적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 손편지 써서 고객에게 보내요

모바일 쇼핑과 첨단 데이터 분석이 일상인 온라인 쇼핑 회사도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 진심을 담은 손편지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대표를 포함한 1300여명의 전 직원들이 각자 일주일에 다섯 통씩 손편지를 이용자에게 보낸다. 임직원들은 편지로 새 계절을 맞이하는 기분과 같은 일상적인 내용과 상품에 대한 설명, 시 속의 한 구절 등을 전하며 친근감을 높인다. 편지를 받은 이용자들의 호응도 뜨겁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로부터 ‘가까운 사람들한테서도 받지 못했던 손 글씨 편지를 받으니 오랜만에 설렘과 행복의 감정을 느꼈다’, ‘직원들이 직접 쓴 편지를 받고 나니 회사에 대한 믿음이 높아졌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프는 고객감동팀을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매월 25건가량의 손편지를 고객에게 보내고 있다. 이 팀은 민원팀의 불만접수, 외부채널, 제안하기 등 다양한 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손편지를 보낼 고객을 정한다. 특히 위메프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잦은 반품에다 불평글까지 쓰던 고객이 하루 아침에 충성 고객으로 탈바꿈 하기도 했다"며 "불만글을 스스로 삭제하고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교보문고는 '당신에게 보내는 짧은 사랑 편지' 손글씨 이벤트를 진행해 캘리그래퍼 공병각씨가 직접 쓴 손글씨로 독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편지에는 독자 개인의 이름과 함께 처음 구매했던 책, 지금까지 읽었던 책, 좋아했던 분야 등이 함께 노출돼 독자가 과거 자신의 독서이력을 추억할 수 있게 했다.

◆ 소비자 메시지를 보관했다가 대신 전해주는 감성서비스도 인기

속도가 생명인 통신사나 커피전문점은 오히려 느린 편지 서비스로 소비자 감성을 위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 중심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최근 창사 30주년을 기념, '100년의 편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동영상, 음성, 사진 등을 활용한 방식으로 멀티 메시지를 작성해 최대 30년 후까지 보관했다가 이용자가 지정한 날짜에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앱 출시 한달 만에 설치자의 63%가 실제로 편지를 보냈고 이용자 중 91%가 앱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줬다.

카페베네는 고3 수험생으로부터 묵묵히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을 담아 작성한 영상 편지를 미리 받아두고 대신 전해주는 '러브맘 프러포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카페베네 블로그에 부모님께 전하고 싶은 영상 편지를 업로드 하면 카페베네가 수능 당일인 11월13일 부모님의 휴대전화로 겨울 신메뉴 쿠폰과 함께 영상편지를 전송해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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