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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사진·뮤지컬 감상…의원들의 꼴불견

입력 : 2014-10-17 19:08:45 수정 : 2014-10-17 19: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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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슈퍼갑’ 행태까지 겹쳐 눈살
“몰지각한 행동 땐 권한 행사 제약”
올해도 어김없다. 국정감사에서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풍경이 여전하다. 피감기관을 향한 여야 의원의 감정 섞인 호통과 질타, 의원 간 고성과 막말에다 국감장 전후에서 일어나는 딴짓들도 되풀이됐다. 일부 의원의 개인역량이 떨어지는 것에 ‘갑질’이 겹치면서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원이 사장에게 말하면”… 국감 구태 불변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위 국정감사장, 새누리당 김동완 의원은 조환익 한전 사장을 상대로 한 7분간의 질의 시간을 모두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당진시 현안을 묻는 데 썼다. 그는 당진지역 추가송전선로 문제를 두고 지역 내 갈등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조 사장에게 “사전에 본 의원에게 말하면 내가 먼저 주민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꼭 주민에게 항의를 먼저 들어야 하나”고 불만을 늘어 놓았다. 피감기관의 한 해 업무를 감사해야 하는 자리가 지역구 민원 추궁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때로는 지역현안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호통도 친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은 지난 7일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이재영 LH 사장에게 “지역구 의원이 사장에게 한 번쯤 말씀을 드리면, 그 검토한 결과가 어떤가 나에게 이야기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거세게 따졌다.

피감기관을 향한 비아냥과 호통도 곁들여진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14일 국방위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육사편중의 장성인사를 지적하던 중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재인 의원님이 대통령이 되셔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겠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 당시 국감장에는 문 의원도 있었다. 지적의 적절성을 떠나 너무 민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7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한양대 교수 경력을 거론하며 “정부가 체육계 정화를 위해 만든 위원회에 한양대 출신이 너무 많다”고 호통쳤다. 김 차관이 해명하려 하자 한 의원은 “듣기 싫으니 답변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고성에다 딴짓까지… 개선 필요

의원 간 고성도 단골메뉴다. 지난 8일 정무위 국감장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 등 금융권 인사의 증인채택문제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이 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을 향해 “나가세요. (간사) 하기 싫으면 위원장에게 자리 내놓고 나가세요”라고 꼬집자 김 의원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고 화를 낸 것이다. 강 의원은 “무슨 말씀이라니, 한글 못 알아 먹어요”라고 맞받았다.

국감의 질이 떨어지는 동안 의원들은 딴짓을 한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8일 환경노동위 국감 중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을 보다가 사진이 찍혀 망신을 샀다. 주중 한국대사관 감사에 나선 외교통일위 소속 여야 의원은 13일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금면왕조’를 봐 구설에 올랐다. 새누리당 송영근·정미경 의원은 7일 국방위 감사 야당의원들을 폄하하는 메모를 주고받다가 걸려 유감을 표시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권한 행사 제약이나 국민의 현명한 투표 등이 의원들의 몰지각한 행태를 걸러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금애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총괄집행위원장은 17일 통화에서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정말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부 의원에게서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며 “의원이 된 뒤 많은 권한이 몰려 ‘슈퍼 갑’이 되다 보니 이런 행동을 보인다. 국민이 현명한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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