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가스충전차 외지인 출입 막아
탈북자 단체선 장소 바꿔 풍선 날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대북전단 살포로 애꿎은 우리 주민들이 피해를 봐요.”
지난 10일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 풍선을 날렸다가 총격전이 벌어진 뒤, 민간인통제선 인근의 접경지 주민들은 안전과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며 성토하고 있다.
북한군이 쏜 고사총 총탄이 떨어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주민들은 사건 하루가 지나면서 생업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들은 12일까지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북전단 살포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김모씨는 “전에는 대북 전단을 날려도 그러려니 했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며 “대북전단보다 국민의 안전이 우선 아닌가”라고 말했다. 면사무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전모씨는 “정부에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지만 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라며 “정부의 묵인으로 인해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이곳 주민들이 직접 외부인의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나섰다. 급기야 주민들은 11일 오전부터 탈북자 단체들이 풍선을 날려온 장소인 중면 돌무지 무덤과 합수리 능골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트럭, 트랙터 등으로 막았다. 또 전단 살포를 하려는 외지인들의 출입을 직접 살피며 감시활동을 폈다. 임재관 중면 면장은 “탈북 단체의 풍선 가스 충전용 차량이 못 들어오게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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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주차장에서 대북 전단 풍선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탈북민 단체들은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앞으로도 탈북민 단체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은 대북 전단 살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만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은 12일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비공개로 전단 날리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평화적인 대북 전단에 발포하는 일이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연천에서 날린 풍선 일부에 타이머를 달아 북한군 민경초소 부근에서 터지게 만들었다”면서 “가을걷이하러 나온 농민들까지 삐라를 볼 수 있어 북한이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탈북자 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이 총격을 가하고 우리 군도 대응 사격하면서 2차 총격전까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쏜 총탄은 연천군 일대 우리 측 군사지역뿐만 아니라 연천군 등 민간인 거주지역에도 떨어졌다.
연천=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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