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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한국식당에는 현미밥, 잡곡밥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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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8 21:10:47 수정 : 2014-08-28 2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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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각종 성인병이 심각한 수준이다. 당뇨 환자만 300만명에 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당뇨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채소인 여주, 자색 당근, 풋고추 등을 먹은 소비자가 방송에 나와 자신이 체험한 치료 효과를 설명하는 것을 자주 본다.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의사들이 앞장서서 당뇨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에 여주 먹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식이요법 치료가 우선이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을 때 당뇨약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흰쌀밥을 계속 먹으면 비만이 오고, 당뇨에 이롭지 않다고 경고한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
실제로 몇 년 전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흰쌀밥의 3분의 1만 현미로 대체해 먹어도 당뇨병 위험이 1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는 쌀의 눈과 겨를 떼내지 않은 것으로 섬유소와 미네랄, 비타민, 피토케미컬 등이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 현미는 체내에서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에 흰쌀밥처럼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지 않아 당뇨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는 가정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현미밥이 자리를 잡았다. 미국 출장길에 한국 식당에 들렀는데 벽에 붙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왔다. 흰쌀밥, 현미 잡곡밥 중 선택해서 주문하라는 알림 글이었다. 가격도 같았다. 당연히 현미 잡곡밥을 택했다.

우리나라 식당에서도 현미밥이나 현미 잡곡밥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하면 식당이 잘되지 않을까. 심지어 마트에서도 즉석 현미밥을 파는데 왜 식당에서는 실천하지 못할까. 집에서 현미밥을 먹고 있으나 식당 밥을 자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이를 얼마나 반길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옛날 가난하고 쌀이 부족해 먹었던 꽁보리밥, 수수, 조, 기장, 귀리, 검정콩 등이 최근 들어서는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또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물질 안토시아닌이 가득 들어있는 기능성 컬러 쌀인 적미, 흑미, 황미 등도 쌀시장에서 한 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식당마다 여러 종류의 특색 있는 밥이 제공될 수 없을까.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현미밥, 잡곡밥이 흰쌀밥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먹으려 할 것이다. 이는 전체 쌀 소비 확대로 이어져 식당 경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쌀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식당이 손님이 줄어 어렵다고 푸념한다. 돌파구는 손님의 트렌드 파악이다. 무작정 흰쌀밥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손님의 입장에서 현미밥, 잡곡밥 등 다양한 밥을 선보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색 있는 기능성 식단으로 식당 운영의 성공을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날 모든 식당에서 당뇨 등 성인병 걱정을 털어내고 기능성 쌀밥을 골라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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