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가요계, 선후배간 ‘협연’으로 通(통)하다

입력 : 2014-08-20 20:49:38 수정 : 2014-08-20 20:49: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90년대생 가수 아이유 , 84년에 나온 ‘너의 의미’ 김창완과 불러 큰 인기
이광조+‘홍대 여신’ 요조, 이승환+김예림도 화제
가요계가 숨을 쉬고 있다. 음악 소비패턴이 다양화되고, 이에 따라 과거 인기스타들이 속속 가요계에 돌아오면서 꽉 막혔던 세대 간 벽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활발해진 선후배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협연)’이 가요계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가요계의 전설처럼 남아있던 선배 가수들이 후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 부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모르고, 아이들은 부모가 청춘을 함께 한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것이 당연했던 시대를 넘어서 신구세대가 같은 음악을 들으며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창완(왼쪽)과 아이유
◆활발해진 선후배 뮤지션 간의 협연

최근 들어 가요계 대선배들과 후배 가수들이 협연한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여름 가요차트에서 큰 인기를 끈 김창완·아이유의 노래 ‘너의 의미’. 이 곡은 김창완이 밴드 산울림 시절이던 1984년 발표한 노래로 최근 아이유가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수록됐다. 10대와 20대에게 절대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유와 1970년대 한국음악사의 한 획을 그었던 산울림의 협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 이 프로젝트는 두 사람의 인상적인 조화로 대중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아예 신구세대의 ‘콜라보레이션’을 표방한 프로젝트 앨범도 나왔다. 7080 아날로그 시대의 명곡을 재해석한 ‘케이팝 클래식’ 시리즈. 지난달 공개된 첫 번째 프로젝트 앨범은 가수 이광조와 ‘홍대 여신’으로 유명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요조가 참여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곡 ‘생활의 발견’ 외에 7080세대에게 익숙한 이광조의 히트곡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등이 수록됐다. ‘케이팝 클래식’ 앨범은 이광조를 시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1970∼80년대 가수들의 음원을 리메이크할 계획. 남궁옥분, 우순실 등이 후배가수들과 협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랜만에 컴백한 추억의 가수들 역시 후배들과 협업을 통해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후배 가수들과 함께 해 젊은 세대와 거리를 좁혀가는 것. 최근에는 가수 김도향이 후배 뮤지션과 협연에 나섰다. 그는 지난주 9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면서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 출신의 울랄라세션과 함께 했다. 새 노래는 흥겨운 리듬과 브라스 연주, 인생의 의미를 말하는 가사가 어우러지는 곡이다. 올봄 컴백한 이승환도 김예림, 유성은 등 후배가수들과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세대간 벽 허물고 다양성 높여

선후배 가수들의 협연이 활발해진 것은 기성 가수들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신구세대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 선배 가수들의 경우 젊은 가수가 가진 인지도를 이용해 음원 홍보 등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최규성 문화평론가는 “기본적으로 기성세대들은 신곡에 둔감하다”면서 “신곡에 민감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선배 가수들이 젊은이들에게 잘 알려진 후배 가수들의 명성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 가수들도 전설적인 선배 가수들과 협연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음악적 깊이도 깊어지는 효과가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사례는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변화한 음악시장 환경도 선후배 간의 협연을 더 쉽게 만드는 요인이다. 디지털 음원의 경우 한두 곡만 있어도 디지털싱글 등의 형태로 앨범을 내놓을 수 있는 데다가 제작비용도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이 세대 간 협연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신구세대 콜라보레이션의 증가는 국내 가요계의 해묵은 문제인 세대 간 벽을 허물고, 가요계 전체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음악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10∼20대는 부모 세대의 음악을 이해하고, 기성세대는 과거 자신이 좋아하던 스타가 젊은 스타와 함께 한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시 최신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10대 등 젊은 층 중심으로만 돌아가던 국내 음악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돌파구로도 기능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서로 다른 감성을 가진 다른 세대 가수들의 조합을 통해 후배 가수는 물론 선배 가수들까지 음악적 깊이가 깊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협연이 단순히 홍보목적이나 일회용 기획이 아니라 음악적 진정성을 가진 협동이어야 가요계 전체에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