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해당 지자체 입장 갈려 전북권 공항 후보지를 놓고 전북도와 해당 자치단체 간 입장 차이가 커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만금 지구와 전북 혁신도시 조성으로 어느 때보다 항공 수요가 늘었지만 지역에서 단일 후보지를 내지 못해 이번에도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번 달부터 항공 수요를 예측하고 공항의 증축이나 신축을 결정하는 제5차 공항개발중장기계획 용역에 들어갔다.
전북권 공항 후보지는 새만금 지구와 김제공항, 김제 화포지구 등 3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해당 자치단체가 공항 부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등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 지구가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송하진 도지사는 민선 6기 인수위원회에서 이미 항공 수요가 많은 새만금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만금 지구에 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군산공항 옆 새만금 용지에 새 공항부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해 전북도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새만금 개발의 밑그림인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을 만들고 있는 기관이다.
전북도의회 일부 의원도 군산공항 옆 새만금 부지를 전북권 공항 부지로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이성일 의원은 “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2.6%가 전북권 공항은 새만금 지역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며 “여론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민선 5기 때 전북도는 김제공항 부지를 선호했다. 김제공항 부지는 1998년 김제시 백산면·공덕면 일대로 국비 1474억원을 들여 공항건설 편입용지 보상을 마쳤다. 하지만 착공을 눈앞에 둔 2003년 항공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기됐다.
김제공항 부지는 정부가 이미 매입했기 때문에 착공이 바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민선 5기 퇴임을 앞둔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는 김제공항 부지가 전북도의 공식입장이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김제시는 10년 이상 방치된 부지 인근에는 이미 민간육종연구단지가 들어서 공항 부지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김제시는 만경강 하구에 있는 새만금 배후도시용지인 화포지구를 전북권 공항 후보지로 제시했다. 국유지 300만평의 새만금지역 화포지구가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이건식 김제시장은 “이곳에 국제물류허브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권 공항부지의 최대 걸림돌은 군산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다. 새만금 지구나 화포지구의 경우 미군의 활주로 방향과 같거나 항로가 겹쳐 미군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미군 측이 안보상의 이유로 새만금권역의 공항 추진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다양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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