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는 매년 8월 첫째 주를 ‘세계 모유수유 주간’으로 정해 모유 수유를 홍보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이 주간에 맞춰 지난 1∼7일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모유가 아기한테 좋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야 거의 없겠으나, 한국의 모유 수유율은 2009년 이후 조금씩 감소하는 실정이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사진) 교수와 모유 수유의 장점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모유를 먹이면 아기가 젖을 빨 때 반사적으로 산모 혈중의 옥시토신 농도가 높아집니다. 옥시토신은 일종의 자궁수축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옥시토신 농도가 높아지면 산후 출혈 감소 효과가 있고, 또 자궁을 빠르게 수축시킵니다. 모유를 수유하는 엄마들은 6주일 안에 자궁이 임신 전 크기로 되돌아가죠. 아기가 젖을 빨면 젖 분비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때 배란이 억제되므로 자연 피임 효과도 생깁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모유 수유는 출산 후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급격히 불어난 체중이 줄지 않아 고민하는 여성들한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 교수는 “모유 수유로 칼로리 활용이 높아지고, 젖을 분비하는 양만큼 엄마 몸의 지방도 분해되므로 산후 회복이 빠르고 출산 전 체형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과 난소암 발생률을 줄이는 것도 모유 수유의 긍정적 기능 중 하나다. 특히 유방암 예방에는 모유 수유만큼 좋은 게 없다.
요즘 각종 기능성 분유가 많이 출시되다 보니 ‘모유보다 분유가 아기 몸에 더 좋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모유가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라고 단언한다. 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 먹어도 키와 몸무게가 증가하고 두뇌가 발달하는 등 신체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자란다는 것이다. 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콜레스테롤과 디에이치에이(DHA)가 모유에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유는 각종 면역물질과 항체를 포함하고 있어 감염성 질환의 발생을 현저히 줄이고 면역력도 키워주죠.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면역력이 높아 여름철에 흔히 걸리는 장염이나 감기 등에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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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다. 모유 수유는 아기의 건강뿐만 아니라 출산 후 산모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한국의 모유 수유율이 낮은 건 여성의 사회생활 증가로 모유 수유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탓도 있으나, 외모와 미용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모유 수유가 여성의 가슴을 처지게 한다고 알려져 많은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하지만 아이의 건강뿐만 아니라 출산 후 산모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도 모유 수유는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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