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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노숙인 센터에서 인문학 교육… 변화를 부르다

입력 : 2014-08-08 20:12:53 수정 : 2014-08-08 20: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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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쇼리스 지음/박우정 옮김/현암사/2만원
인문학은 자유다/얼 쇼리스 지음/박우정 옮김/현암사/2만원

하루를 살아가기 힘겨운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과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술, 조력자가 되어 줄 공동체 등의 대답이 일반적일 것이다. 1995년 얼 쇼리스가 교도소에서 만난 한 여성의 생각은 달랐다.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의 차이는 인문학 교육 여부에 있다”는 게 이 여성의 주장이었다.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쇼리스는 가난한 사람, 폭력과 열악한 주거환경 등에 노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 ‘클레멘트 코스’를 개설했다.

책은 클레멘트 코스가 개설되고 확산되는 과정, 그를 통해 얻은 결실 등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인문학 학습이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절벽 끝에 놓인 사람에게 희망의 끈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한 책이다.

클레멘트 코스는 17년간 캐나다·멕시코·호주·한국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교도소·노숙인 센터·시위현장 등 다양한 공간에 맞게 변형돼 사회 곳곳의 어두운 곳을 찾았다. 코스를 개설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참가자 1명당 2000달러 정도의 후원이 필요했고, 교사를 찾고 학생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지난한 설득과 합의가 필요했다. 어려움 끝에 얻은 결실은 컸다. 1995년 클레멘트 코스에 참여한 재소자 중 출소 후 다시 수감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대학에 진학해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가 하면, 공부를 계속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그러나 책은 이런 가시적인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찰과 자유의 획득’이라고 이야기한다. 수동적으로 반응하던 삶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사유하기 시작했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인문학 교육을 자신이 갇힌 ‘동굴’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을 찾아나가며 가족,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정치’를 배우는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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