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낙마로 야권연대는 사전투표 하루 전에 성사됐지만 양당은 ‘지역구 주고받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기 후보 전략공천 파동을 겪었던 새정치연합은 제1야당으로서 군소 정당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고 최대 승부처에서 승부를 포기하는 굴욕적인 처지가 됐다. 정의당은 결과적으로 당 대표(천 후보)와 대변인(이 후보)까지 노 후보를 위한 ‘사석’으로 활용해 ‘위장출마’의 의혹을 받게 됐다.
기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야권이 혁신과 개혁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서고 비쳐지는 게 아니라 실망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협상 결렬로 노 후보가 사퇴하는 방식의 ‘감동 없는 뻔한 단일화’로는 지지층을 결집할 수 없어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를 꺾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 후보는 나 후보와의 경쟁력 조사에서도 노 후보에게 밀려 양보만 요구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동작을뿐 아니라 수원정 등 수도권 전체가 야권후보 난립으로 패배 우려가 크다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오른쪽)가 24일 사당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고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노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됨에 따라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연합뉴스 |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기 후보가 전격 사퇴하는 형식이 되면서 감성적인 투표 성향이 강한 한국 유권자에게 상당한 어필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단일화가 너무 늦은 데다 나눠먹기식 행태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비정상적 단일화가 매년 반복되다보니까 신선함이 떨어져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뒷거래’로 규정해 강력 성토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야권의 후진적 단일화 작업에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골병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길거리에서 엿 바꿔먹는 행태나 다름없는 것임을 국민께서 깨닫게 해줄 것”이라며 “배반의 정치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후보 측 선대위는 “나 후보는 오직 동작의 미래만 보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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