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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HD 4배 화질로 월드컵 결승전을 보다, LG UHD TV

입력 : 2014-07-16 16:11:22 수정 : 2014-07-17 12: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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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냉장고에는 특이한 법칙이 있다. 아무리 크기가 커도 이틀만 지나면 적응한다. 텅 비어있을 듯한 냉장고에도 이것저것 들어가면 금세 자리가 꽉 차고 TV 역시 마찬가지다. 20인치 TV를 보던 90년대를 지나 지금은 신혼 살림으로 40∼50인치 TV가 인기다. 60인치 이상의 TV도 값이 크게 내리면서 이제는 대중화에 들어섰다.

TV가 점차 커지니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해상도다. 풀 HD급(1920 x 1080, 약 200만 화소)의 화질로 TV를 봐야 선명해보인다. 점차 커지는 TV에 맞춰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하고자 업계는 UHD(울트라HD)라고 부르는 3840 x 2160, 약 800만 화소의 TV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월드컵 주요 경기를 울트라HD로 중계했다. 또, 아시안게임에도 시험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UHD TV는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LG전자가 내놓은 65인치급 울트라 HD TV로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했다.

 

 


▲ HD TV의 4배 화질, 얇고 큰 화면에서 나오는 울트라HD 방송

13일 새벽.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새벽잠을 포기했다. TV를 켜고 울트라 HD 방송이 나오는지 다시 확인했다. 국내 방송사에서는 공중파를 통해 월드컵 주요경기를 울트라 HD로 제공했다.

울트라 HD 방송을 보기 위한 TV는 LG의 65UB9800모델. 최근 가격 비교사이트를 기준으로 600만원 아래로 값이 내려간 모델이다. 고해상도 데이터처리 기술인 ‘트루 울트라 HD 엔진 프로’를 적용해 최적의 울트라 HD 화질을 자랑하고 일반 SD급 방송이나 HD급 방송도 업스케일링 기술을 사용해 선명한 울트라 HD급 화질로 보여준다. 울트라 HD 방송과 HD 방송이 섞인 현재로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다.

월드컵 결승전에는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올라왔다. 팀워크와 축구천재의 대결이다. 울트라 HD의 화질은 마치 한 폭의 사진을 보는 것 같다. 대각선 길이가 163cm(65인치)로 성인 여성 키만한 TV에서 또렷한 그림이 연달아 나온다.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은 물론 머리카락 날리는 모습까지도 또렷하다. 공이 날아가는 장면에서도 어색함은 없다. 울트라 HD에서 화질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초당 60프레임의 화면을 보여주니 스포츠경기를 보면 HD TV와도 큰 차이가 난다. 이미 50인치급 TV에 HD 방송을 보고 있었지만 65인치 화면은 광활하다. 몇 해 전 TV를 구입하면서 거실 크기에 따라 맞춰야한다는 판매사원의 말은 어불성설임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새벽부터 거실에서 울트라 HD TV로 월드컵 결승전에 빠져들었다. 층간 소음이 걱정된다는 아파트지만 이날만은 새벽이라도 조금 양해해줄 듯. TV 볼륨을 조금 높였다. 이 TV에는 오디오의 명가 ‘하만카돈’의 울트라 서라운드 시스템이 들어갔다. 얇은 테두리를 강조하느라 스피커가 다소 부실했던 최근 TV의 추세를 역행했다. TV 화면 양쪽으로 스피커가 세로로 들어갔다. 소리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경기에 몰입한다. 전·후반 각각 45분의 경기는 골이 날 듯 날 듯한 아슬아슬한 순간으로 이어졌다.

LG의 65UB9800 울트라 HD TV는 더욱 단단해졌다. 양쪽 하만카돈 오디오 기술이 들어간 스피커는 대각선으로 받침대 역할을 했다. 중앙에는 TV 화면이 네모 반듯하게 차지했고 정면 하단에는 LG 로고가 들어갔다. 로고 반대쪽에는 조이스틱 형태의 레버가 붙어있어 리모컨 없이도 여러 기능을 작동한다. 중앙 상단에는 카메라가 숨어있다. 버튼을 누르면 위로 올라온다. 전체적으로는 마치 거대한 스마트폰 같은 느낌이다.

TV를 켰을 때 처음 나오는 메뉴는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리모컨을 들고 손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화면에는 커서가 나타나 따라 움직인다. 삼성이 마치 노트북처럼 키보드와 터치패드로 TV를 조작하는 것과 달리 LG는 특허 기술인 ‘매직 리모컨’을 사용한다. 마치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터치하듯이 커서를 움직이고 클릭하면 된다.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TV 뒷면에는 각종 기능을 위한 입출력 단자가 한쪽에 정리돼 있다. DVD, 컴퓨터, 케이블TV, 게임기 등 대부분의 장치와 연결하는 HDMI 단자는 4개가 들어있다. 울트라 HD 화질의 데이터를 지원하는 HDMI 2.0 규격이다. 초당 60프레임의 영상도 전송이 가능하다. 그 위로는 USB 단자 3개가 있다. 그중 한 개는 보다 빠른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USB 3.0이다. LG가 자랑하는 기능인 ‘타임머신’을 위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본체에 내장됐다.

하단에는 거실 벽 안테나 단자와 연결하는 동축 케이블이 들어간다. 또, 소리를 전달하는 헤드폰 단자가 있고 외부입력과 컴포넌트 단자도 갖췄다. 그 옆으로는 인터넷 연결을 위한 LAN 케이블 입력단자가 있고 서비스에 사용하는 시리얼 포트(RS-232C)가 있다.

▲ 스마트폰 못지 않은 TV, 앱과 인터넷을 삼키다

월드컵 경기는 울트라 HD로 중계한다지만 과연 UHD 화질을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TV에서 인터넷 검색을 이용해 울트라 HD 콘텐츠를 찾아봤다.

동영상 서비스 가운데 가장 큰 유튜브에 접속했다. TV에는 이미 유튜브 앱이 들어있어 매직 리모컨을 들고 손목을 조금 움직이는 수고만 들여서 쉽게 접속했다.

검색어에 ‘UHD 4K’라고 치니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울트라 HD 콘텐츠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울트라 HD 카메라가 많지 않은 모양이다. 대부분이 고화질 사진을 이어붙인 이른바 ‘스톱모션’ 방식의 영상이다. 그러니 진짜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사진이 65인치의 화면을 지나간다.

울트라 HD로 찍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열었다. 무척이나 깨끗한 화면이다. 동물의 털이 한 올 한 올 살아 움직인다. 여기에 LG의 화질 보정 기술이 더해졌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과 움직임을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라이브스캔, 화면 백라이트를 조정해 질감을 향상시키는 오로라 LED 백라이트 등 신기술을 적용했다.

앞서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듯, TV의 앱을 사용하면 기존 TV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에 견주지는 못하지만 날씨, 신문을 비롯한 게임까지 각종 앱이 들어있다. 초창기 스마트 TV에서는 인터넷 연동 기능이 느리고 불편했지만 신모델에서는 아주 부드럽게 작동한다. 현재는 약 50종의 앱이 등록됐다. 국내 대형 콘텐츠 유통회사의 앱이 기본으로 탑재돼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고화질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한가지의 변화라면 울트라 HD TV가 등장하면서 동영상 재생에 필수적인 ‘코덱’이 다양해졌다. USB에 영상과 자막을 넣어 TV에서 재생하면 까다롭지 않게 재생한다. 코덱에 따라 튕겨내기 일수였던 스마트TV가 불과 2년 전에도 많았던 것을 기억하면 빠른 변화가 반갑다. 동영상은 풀HD급 이하면 거의 모두 재생한다. 다만, 울트라HD의 동영상은 H.264/AVC 혹은 H.265(HEVC) 코덱 기반의 파일에서 작동이 원활했다.

사람의 눈과 귀가 이렇게 간사할 줄이야. 울트라 HD 방송이 끝나자 지금까지 “화질 좋다”라며 보던 HD TV가 아쉬워보인다. 이미 한두 해 전 살림으로 장만한 HD TV가 있지만 얇은 두께에서 나오는 소리가 또 아쉽다. 울트라 HD가 아직 시험방송이란 사실을 위안으로 삼았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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