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고도화… 미래사업 육성 한국전력공사는 빚을 줄이려고 ‘단기간 쥐어짜기’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당장 투자를 통해 부채가 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비를 줄이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스마트그리드란 전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전력망을 고도화하고, 이를 통해 고품질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신성장동력이다. 이를 구축하면 태양열 발전기 등을 통해 생산한 전기로 전력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필요없는 에너지 낭비도 줄여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라는 게 한국전력 측 설명이다.
지난 5월 한국전력공사의 경기 구리·남양주지사를 찾은 해외 에너지산업 분야 관계자들이 최태일 한국전력 스마트그리드 개발팀장(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전은 지능형 전력망을 대거 구축해 경비를 절감하고 민간시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운영센터에는 에어컨을 비롯한 공조설비, 각종 차단기, 조명기기, 전기자동차 충전기 등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전기 낭비요소가 발견되는 즉시 전원을 차단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 이후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도록 미리 설정하는 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 그리드를 운영한 결과 전력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시간대에는 전보다 전기를 5% 덜 소비했다.
한전은 올해 추가로 29개 사옥, 내년 90개 사옥에 모두 262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고강도 부채 감축에 나서야 하는 한전이 스마트 그리드 스테이션의 대대적인 보급에 나선 것은 장기적인 경비 절감과 더불어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끌어내 민간시장에 확산하기 위해서다. 민간에서도 스마트 그리드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전력사용을 줄여 한전은 궁극적으로 대용량 송·변전 설비 등에 들어가는 건설비용을 아낄 수 있다.
구리=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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