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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봄, 마약류인 줄 몰랐다며…왜 과자로 위장했나

입력 : 2014-07-02 18:35:51 수정 : 2019-03-18 14: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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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상자 받은 외할머니 "딸이 다이어트 약이라 말해"
치료 아닌 다이어트용 드러나면 밀반입 파문 더 커질 듯

검찰이 마약류 밀반입 사실을 적발하고도 처벌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유명 걸그룹 2NE1의 멤버인 박봄(31·사진)씨가 문제의 암페타민을 다이어트용이라며 과자 상자에 숨겨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씨가 지병 치료 목적으로 암페타민을 밀반입했다는 YG엔터테인먼트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박씨를 입건조차 하지 않아 그 배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이어트용 과자로 위장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씨가 밀반입한 암페타민 각성제는 2010년 10월 12일 국제 항공특송업체인 페덱스의 항공기에 실려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당시 암페타민 각성제는 편지봉투 절반 크기의 소포 상자 속에 젤리 형태의 사탕과 함께 담겨 있었다. 포장 박스 겉면에도 ‘젤리류’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자로 위장됐던 소포는 공항 세관 검색 과정에서 마약류가 숨겨진 사실이 적발됐다. 이후 검찰과 세관 직원 등은 암페타민 각성제 밀수범을 검거하기 위해 ‘통제배달(컨트롤드 딜리버리·controlled delivery)’에 들어갔다. 통상 마약은 점조직 형태로 운반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해외 택배 등이 배달되는 전 과정을 추적하면서 마약을 단속하는데 이를 통제배달이라고 부른다. 소포 상자는 통제배달을 통해 10월18일 오후 수취인 거주지로 기록된 인천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배송됐다.

 

수사관들이 당일 밤 다세대 주택을 급습했지만 소포를 찾을 수 없었다. 이곳은 박씨 외할머니 거주지였다. 소포의 실제 주인은 따로 있었다. 박씨의 외할머니 A씨가 소포를 서울에 있는 자신의 딸(박씨 어머니)에게 건네 주고 난 뒤였다. 당시 수사관들은 A씨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소포에 담겨진 것은 젤리 형태의 과자다. 우리 딸(박씨 어머니)이 다이어트용이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들은 A씨를 대동하고 자정을 넘겨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박씨 어머니집을 뒤졌으나 소포를 찾지 못했다. 이들을 추궁한 끝에 소포의 최종 목적지를 밝혀냈다. 수사관들은 19일 새벽 암페타민 각성제를 회수했다. 서울 합정동의 박씨 숙소에서 찾아낸 것이다. 검찰은 박씨의 암페타민 밀반입 혐의를 19일 내부 전산망에 정식 내사사건으로 등재했다.

 

◆불법 약물 사실 알았던 듯

 

박씨가 암페타민 각성제를 과자 상자 속에 감춰 밀반입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문제의 각성제가 국내에서 불법이라는 점을 박씨가 사전에 알았다는 것이다. 세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생김새가 비슷한 젤리 형태의 사탕과 함께 암페타민 각성제를 섞어 포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박씨가 밀반입한 암페타민 각성제가 미국에서 다이어트 목적으로 불법 유통되는 암페타민 성분 함유 약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만약 이런 가설이 사실이라면 박씨의 해외 처방전 등을 직접 확인한 뒤 치료 목적임을 인정해 입건유예 조치를 했다는 검찰 설명은 모두 거짓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직 정신과전문의인 이모씨는 “암페타민은 식욕억제 효과가 크고 그런 이유로 마약 밀매하는 사람들이 처음 접근할 때 ‘이거 먹으면 살 빠진다’며 유혹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암페타민은 피해망상 등 정신분열과 흡사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극히 제한적인 치료 목적으로 쓰이지 상용으로 복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씨가 미국에서 수년간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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