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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니콜 키드먼이 보여준 궁극의 미(美),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입력 : 2014-06-17 15:36:41 수정 : 2014-06-17 16: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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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18일 개봉하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감독 올리비에 다한)는 현실 속 진짜 왕자님과 결혼한 여인 그레이스 켈리(1929-1982)의 드라마틱한 삶을 다룬 영화다.

그레이스 켈리는 엄밀히 말해 ‘신데렐라’까지는 아니었다. 그는 모나코의 레니에 3세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기 전, 할리우드 영화계를 누비던 은막의 스타였기 때문이다.

켈리는 서부극 ‘하이 눈’(감독 프레드 진네만·1952)에서 게리 쿠퍼의 퀘이커 교도 아내로 출연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으며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다이얼 M을 돌려라’(1954)와 ‘이창’(1954), ‘나는 결백하다’(1955)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그의 뮤즈로 떠올랐다. 결점 없는 완벽한 이목구비의 미모와 더불어 ‘갈채’(1954)에서의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칸영화제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레니에 3세와 깜짝 발표하며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으니 ‘세기의’ ‘동화 같은’ 등의 수식어가 붙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아름답기만 한 러브스토리가 아닌, 결혼 후 아내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모나코의 왕비로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의 삶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형식을 띄고 있다.

분명 현실이긴 한데 일반 사람에게는 너무나 멀기만 한 '왕실'의 진짜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니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계속 오가는 느낌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모나코의 아름다운 미장센은 또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화려할 것만 같았던 왕비님의 진짜 삶과 마주하는 순간, 잠시 당혹감에 휩싸이는 관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왕실 사람들도 똑같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산다. 켈리에게도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그녀가 꿈꿨던 것들과 그 꿈을 가로막는 현실의 벽 때문에 번번히 좌절하고 고민해야 했다.

영화는 긴 그녀의 삶 중에 모나코가 프랑스에 의해 위협 받던 약 6개월간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이 시기는 켈리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마니’ 시나리오를 건네 받고 진지하게 할리우드 복귀를 고민할 때여서 더욱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하지만 그런 에피소드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빠른 속도감을 주는 편집이 다소 불친절하고 엉성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개봉 전부터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향한 여성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운 건 사실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반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어온 그레이스 켈리의 공간과 패션(켈리룩), 그리고 사생활을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스토리 외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작 ‘라비 앙 로즈’에서 프랑스의 국민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화려했던 삶 이면을 들춰낸 바 있는 올리비에 다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그레이스 켈리의 인간적인 면을 그려내며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레이스 켈리 못지않게 할리우드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여배우 니콜 키드먼. 그의 절정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만큼 니콜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제67회 칸영화제’ 개막작.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6월18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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