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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고가 화상강의 장비 수년째 방치

입력 : 2014-06-16 20:10:20 수정 : 2014-06-16 22: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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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육 격차 해소 목적 도입… 운영비 등 4년 만에 지원 중단
기기 노후화… 현황도 파악 안돼… “사후관리 엉망… 학생들 상처만”
교육부가 시골 학교의 영어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원어민 원격화상 강의를 시행한 지 4년 만에 예산 지원을 중단해 일선학교의 장비들이 방치되고 있다.

16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8년 도내 시골학교 등 60개 초·중·고교에 원어민 교사들이 원격으로 영어 수업을 할 수 있는 화상강의 장비를 설치했다. 한 학교당 800만∼1000만원을 들여 카메라와 헤드셋, 컴퓨터 등 원격장비를 마련했다.

시골학교 학생들은 원격 화상강의 장비를 통해 필리핀 등 여러 나라의 원어민 교사들과 말하기와 듣기 등 수업을 했다. 원어민 보조교사가 없는 시골학교에서 학생들의 원격 화상강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원격 화상강의를 시작한 지 4년 만인 2012년 관리비와 운영비 등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도교육청은 해마다 4억원에 이르는 운영비가 중단되자 전북도에서 지원을 받아 유지해오다 올해부터 운영비 지원이 절반으로 줄면서 원격 화상강의 학교도 당초 60곳에서 32곳으로 절반가량 감축했다. 전북도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그마나 운영되는 32곳의 학교도 원격 화상강의를 중단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교육부가 원격 화상강의에 손을 떼면서 일선학교에 설치된 장비들이 노후화되거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원격화상 장비를 설치해 4년간 수업을 해온 전북 한 중학교의 경우 카메라 한 대만 있을 뿐 헤드셋과 마이크, 컴퓨터 등은 제자리에 없었다. 더욱이 4년간 화상강의를 맡았던 교사가 올해 학교를 떠나면서 장비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나머지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격 화상강의 장비의 유지와 관리를 위한 예산이 그동안 지원되지 않아 고장날 경우 수리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원격 화상강의 학교가 줄어들면서 쓸 만한 화상 장비만 골라 재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교육부가 시골학교의 영어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도입한 원격화상 강의가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상처만 주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관리비와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예산 지원이 이뤄지면 시골학교의 영어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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