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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소나무숲 … 비단처럼 아름다운 금강

입력 : 2014-06-12 22:05:46 수정 : 2014-06-12 22: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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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관광 100% 만족’ 영동 명소들 영동에는 월류봉 일대의 한천팔경 외에 또 다른 팔경이 있다. 영동의 동쪽에 자리한 월류봉을 돌아나온 초강천은 금강과 합수해 충북 옥천으로 흘러간다. 전북 무주에서 발원해 흘러온 금강이 초강천과 합쳐지기 전에 영동의 양산면을 흐르며 빚어놓은 절경이 ‘양산팔경’이다.

양산팔경 중 이즈음 풍광이 으뜸인 곳은 제2경인 강선대다. 양산면 봉곡리에 있는 강선대는 금강을 내려다보는 우뚝한 바위 절벽 위에 세워진 정자다. 강물과 바위, 노송이 절묘히 어우러진 강선대가 빚어내는 정취는 여간 그윽한 게 아니다. 아찔한 절벽 위에는 늙은 소나무들이 가지를 휘휘 늘어뜨리고 서 있고, 그 아래로는 푸른 강물이 흘러간다. 옛날에 이 강물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해서 강선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 ‘양산 팔경’의 중심에는 소나무 1만 그루가 들어선 송호국민관광지가 있다. 바로 앞에 금강이 흘러가는 이 울창한 소나무숲은 최고의 오토캠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강선대는 금강의 유려한 물길과 노송, 바위가 어우러져 그윽한 정취를 빚어낸다.
강선대와 금강을 한꺼번에 눈에 담으려면 정자 앞 ‘봉곡교’라는 다리 위에 서면 된다. 다리 중간에 서면 정자의 절반 정도가 소나무에 가리는 게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인 구도는 이 장면이 오히려 낫다. 맑은 초여름 햇살을 받은 금강은 이름 그대로 비단처럼 아름답다. 이 잔잔한 강물에서 수영을 하고, 투망을 던지는 가족들의 모습도 더없이 평화롭다.

강선대에서 금강 건너편에 보이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송호국민관광지다. 이 강물에 발을 담근 사람들 대부분이 송림에 텐트를 친 캠퍼들이다. 송호관광지는 100년 넘은 1만 그루의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바로 앞에 금강이 흘러가 일찌감치 캠핑 명소로 각광을 받았다.

이 강가에 우뚝 솟아 있는 기암이 8경인 용암이고, 상류인 수두리로 올라가면 제4경인 봉황대가 있다. 예전에는 봉황대의 경치를 으뜸으로 쳤지만, 지금은 시멘트 다리와 전깃줄 등으로 인해 경관이 강선대에 미치지 못한다.

양산팔경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제1경인 영국사일 것이다. ‘충청의 설악’이라고 불리는 천태산 중턱에 자리한 영국사는 10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절집 입구를 지키고 있다. 높이 31m, 둘레 11m인 이 나무의 위용은 대단하다.

영국사에서 멀지 않은 월이산의 옥계폭포도 영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 고을 출신인 악성(樂聖) 난계 박연이 그토록 아꼈다는 폭포다. 조선 세종 때의 음악가로 궁중음악의 체계를 세운 박연은 이 폭포에서 피리를 즐겨 불었다고 한다. 어느날 그는 폭포수 아래서 피리를 연주하다가 바위 틈에 핀 난초를 보고 매료됐다. 그래서 ‘난초 난(蘭)’에 ‘시내 계(溪)’를 써서 호를 난계(蘭溪)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옥계폭포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주변 절벽은 마치 음악당 건물처럼 반원형 모양이다. 그래서 폭포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면 울림현상이 있다. 20m가 넘는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아직 수량이 많지 않은데, 한여름 비가 내린 후에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질 것 같다.

반야사는 10분 거리인 월류봉과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1박2일 여정이라면 첫날에는 동쪽에 자리한 월류봉, 반야사를 물한계곡과 함께 둘러보고, 둘째날에는 서쪽에 자리한 강선대와 송호관광지, 영국사, 옥계폭포 등을 돌아보는 게 좋다. 반야사는 황간면 우매리 백화산 자락에 석천이라는 작은 물길을 끼고 들어서 있다. 이 절집에서는 요사채 지붕 위를 눈여겨 봐야 한다. 요사채 뒤편 산 사면에 돌무더기가 산재해 있어 이를 파쇄석이라고 부르는데,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꼬리를 치켜 든 호랑이 형상이다. 경내는 고졸한 멋이 흐른다. 극락전 앞에 단아한 삼층석탑(보물 1371호)이 서 있고, 수령 500년이 넘었다는 배롱나무 두 그루가 호위병처럼 서 있다.

반야사의 파쇄석은 영락없는 호랑이 형상이다.
반야사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은 문수전이다. 문수보살을 모시고 있는 손바닥만 한 암자로, 요사채 뒤 우뚝 솟은 암봉인 망경대 위에 절묘하게 들어서 있다.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 문수전에 들면 까마득한 발아래로 석천계곡과 백화산 준봉들이 빚어낸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망경대가 석천계곡에 드리운 커다란 그늘 아래서 피서객들은 이야기꽃을 피우고 낮잠을 즐긴다.

영동=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정보(지역번호:043)=서울에서 출발한다면 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에서 빠져 나오면 된다. 영국사는 주차장쪽에서 들어가면 산길을 20분 정도 걸어야 하고, 산허리를 돌아가는 차도를 이용하면 절집 마당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다. ‘송호국민관광지’(740-3228)에서 여름 성수기에 오토캠핑을 하려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물한계곡 인근에는 ‘푸른숲펜션’(010-3076-2309)이, 월류봉 앞에는 ‘달이 머무는 집’(742-4347)이라는 펜션이 있다. 영동 읍내에는 ‘몽블랑 모텔(745-2220), ‘샵모텔’(745-6623) 등 모텔이 여러 개 있다. ‘가선식당’(743-8665)은 어죽과 도리뱅뱅이로 유명하다.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나 빙어를 동그랗게 돌려담아 고추장으로 조린 음식을 말한다. 황간면 ‘안성식당’(742-4203)은 올갱이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읍내에 ‘덕성생고기’(744-0900) 등 고깃집도 여럿이다. 읍내에서 아침식사를 하기에는 ‘사랑채’(745-6004)가 괜찮다. 깔끔한 백반과 올갱이국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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