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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님인지… 남인지… 안녕 못한 부부들

입력 : 2014-06-12 06:00:00 수정 : 2014-06-12 14: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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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硏 여성가족패널 조사… 7년새 부부 공동활동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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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동안 남편 또는 아내와 영화를 보러 간 적이 있습니까?” “함께 산책을 한 적이 있습니까?”

이 같은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부부 간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7년간에 걸쳐 펴낸 여성가족패널조사 결과가 이 같은 트렌드를 웅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부부가 공동으로 여가를 즐기든지 활동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부간 결혼생활 만족도는 2007년에 7점 만점에 평균 5.2점이었던 것이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4.7점까지 떨어졌다.

11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여성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부부가 함께 외출해 영화와 공연, 스포츠 등을 1개월에 1회도 관람하지 않았다’고 한 응답 비율은 2007년 1차 조사 때 64%에서 2013년 조사에서는 74%로 늘었다. 조사는 2007∼2013년 4번에 걸쳐 실시했으며, 매번 5964∼7871명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부부가 함께 산책과 조깅, 등산, 운동 등을 ‘1개월에 1회 미만’으로 거의 안 한다는 비율도 50%에서 61%로 증가했다. 2013년에 새로 추가된 ‘부부가 같이 사회봉사 및 공동체 참여하기’ 문항에는 92%가 ‘1개월에 1회 미만’이라고 답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이처럼 부부의 공동활동이 줄어드는 데 대해서는 이유를 찾지 않았다. 다만 맞벌이부부가 많아지고 육아부담이 커지면서 공동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결과를 보면 부부가 함께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점점 뜸해졌다. ‘부부가 같이 시댁 쪽 가족을 1개월에 1회도 안 만났다’는 응답은 조사 기간 44%에서 55%로 증가했다. 친정 쪽 가족은 더 높아 2007년 50%에서 지난해에는 60%로 증가했다.

부부가 함께하는 활동이 줄어든 탓일까. 부부간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07년 조사에서 ‘부부싸움 시 폭언과 욕설 등 심한 말을 하거나 들었다’는 비율은 15%였는데, 2013년 조사에서는 비슷한 질문에 7%포인트나 높은 22%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갈등 시 폭력을 가하는 등 신체적으로 부딪친 경우도 2007년에는 5%였으나 2013년에는 7%로 증가했다. 이는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을 설명해주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조경애 부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한 집에서 남처럼 사는 부부나 아버지가 귀가해도 인사도 안 하는 등 함께 대화하고 식사하는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는 사례를 많이 본다”면서 “부부 사이에 관심과 공유가 줄어들수록 갈등으로 치닫고 해체되기 쉽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우리는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해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적이 없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부부, 그리고 부모가 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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