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난치병인 ‘후두유두종’, 국내에서 완치의 길 열었다

입력 : 2014-05-30 11:46:42 수정 : 2014-10-16 19:07: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러시아 국적의 크세니아 올레이니코바(19)는 4세 때 후두에 사마귀가 계속 자라나는 '후두유두종'을 진단받았다. 해마다 두 차례씩 러시아에서 큰 수술을 받았지만 유두종이 계속해서 자라났고 성대유착이 심해 호흡곤란증상도 나타났다.

치료를 위해 지난해 처음 국내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올레이니코바는 지난 27일 3차 수술 후 후두유두종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 18년 동안 재발됐던 유두종도 대부분 제거됐으며, 맑은 목소리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후두에 울퉁불퉁한 사마귀처럼 생기는 양성종양인 후두유두종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11형과 6형이 주된 원인이다. 후두에 다발성으로 발생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으며, 숨구멍이 좁은 소아의 경우 호흡곤란과 질식의 위험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후두유두종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인체 내 점막에 서식하는 HPV 바이러스다.

성인 여성의 경우 HPV 16형과 18형이 자궁경부암을 유발하고 6형과 11형이 곤지름(질사마귀)을 일으키는데, 6형과 11형이 후두 점막에 감염되면 이곳에 사마귀가 생긴다. HPV 6형과 11형 보균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산도에서 태아가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멈추다 나오게 되면 아이가 이 바이러스에 수직 감염된다.

바이러스가 아이의 후두 점막에 잠복해 있다가 5세 이전에 발병하면 소아형, 성인이 된 후 발병하면 성인형으로 분류된다. 성인의 경우 방사선 치료, 흡연, 염증, 호르몬, 유전, 영양 등과 연관될 수 있으며, 임신 등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후두유두종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현미경으로 환부를 확대해 보면서 미세수술 도구로 유두종을 잘라내는 ‘후두미세수술법’을 쓴다.

하지만 한번 수술에서 100% 제거가 쉽지 않으며, 소아의 경우 약 80%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사에게 수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할 때 레이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유두종 세포를 없애고 점막 조직의 흉터를 줄이는 PDL 시술을 동시에 시행하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수술을 담당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의료지원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한국이 우수한 의료기술을 지원하게 됐다 ”며, “앞으로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해외의 많은 아이들에게 나눔의료를 통해 완치의 희망을 안겨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송이비인후과는 지난 2011년부터 나눔의료를 통해 해외 불치병 환아를 무료로 치료하고 있으며, 그중 8명의 아동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나눔의료 행사로 올 상반기 14개국 36명의 해외환자가 15개 의료기관에 초청돼 치료 및 수술 등의 무상 의료서비스를 받았다.

헬스팀 이새하 기자 lishya@segye.com

<세계섹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상큼 발랄'
  • 한지민 '상큼 발랄'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