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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화된 정신문명 도덕재무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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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09 19:16:50 수정 : 2014-05-09 23: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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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궈야 한다](5) 인간가치 복원이 답이다

 

세월호 침몰에 국민 대다수가 ‘죄인의 심정’이었다. 세월호는 물질과 성공에만 집착해 정도를 벗어나고 인간 존엄에 눈 감아 온 우리 사회 전체가 가라앉힌 거나 다름없어서다. 그래서 인간 중심 문화와 사회를 조성, 외형과 물질만 선진국이고 내실과 정신은 후진국인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은 9일 세월호 참사의 근원을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불러온 결과”라고 진단한 뒤,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로, ‘물질만능’에서 ‘도덕만능’주의로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참사가 우리 사회의 황폐화된 정신문명을 여실히 드러낸 만큼 도덕 재무장을 통해 인간중심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서정기 성균관장도 “물극필반(物極必反·사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을 위해 인본주의 도덕을 부흥시켜 사랑과 정의가 가득 찬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 것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가치혁명’을 부르짖으며,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사회의 바른 질서와 정의를 세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세 모녀가 자살하는 등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우리나라가 초고속으로 경제적·정치적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잠복해 있던 잘못된 원리와 기초가 세월호를 통해 크게 표출된 것이라며 이런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1945년 이후 독립한 제3세계 국가 중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가장 성공한 국가지만 경제든 민주화든 모든 분야에서 ‘제일주의’와 독선이 판치면서 정신적 부식과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사회가 성공의 허상에만 매달려 정상궤도를 이탈한 지 오래됐다는 얘기다. 김 전 장관은 “이혼율과 낙태율, 자살률, 성형수술 비율 등 오래전부터 세계 최고인 사회병리 현상이 수두룩하고, 역대 대통령들과 국회부터 제대로 법을 안 지키지 않았냐”며 “나라 전체가 이런 실체를 정확히 알고 기본적인 관념과 의식, 규범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독선을 버리고 통합적이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할 ‘범사회적 운동’을 제안했다.

안광찬 단국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역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당주의’와 배금주의에서 비롯된 안전불감증을 떨쳐내도록 대대적인 의식전환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처럼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민주 시민의 자질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최고의 안전시스템을 갖춘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안전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판단에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가치관과 조급증을 수술하려면 교육밖에 없다”며 “유치원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는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정신 개조가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규제나 시스템을 만들어도 무용지물인 만큼, 모든 구성원이 각성하도록 평생교육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촉구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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