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인터뷰] ‘리오 2’ 써니 “뮤지컬 배우가 내 적성”

입력 : 2014-04-09 11:10:15 수정 : 2014-04-09 17:39: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소녀시대 멤버 써니가 ‘성우’로 변신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리오 2’(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서 주인공 블루(임시완 분)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 ‘쥬엘’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것.

써니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더빙 연기의 매력, 소녀시대 멤버들의 반응 등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시종일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특유의 웃음소리 때문에 애교가 많을 것 같다는 오해를 종종 사고는 하는데, 실제 그녀는 멤버들 중 가장 애교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 번 음반활동을 시작하면 그야말로 숨 쉴 틈조차 없는 강행군이지만, 애니메이션을 워낙 좋아해서 ‘리오 2’ 더빙 제안에 바로 ‘오케이’했다고. 이왕 연기에 도전한 김에 ‘정극’에 도전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난 무대 체질이다. 뮤지컬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오 2’는 2011년 제작된 ‘리오’의 속편으로, 행복하게 살던 블루와 쥬엘 가족이 아마존 정글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신나는 모험담을 그린다. 우리말 더빙에 임시완 써니 류승룡 등이 참여했다.

다음은 써니와 나눈 일문일답.

-‘리오 2’ 더빙을 하면서 스스로 성우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나.

▲ 어렸을 때부터 성우의 더빙이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보고 듣고 자랐다. 지금도 즐겨보는데 특별히 분석하지는 않는다. 2012년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감독 이경호)을 더빙할 때도 느꼈지만 성우들은 정말 대단하다. 특히 외국 애니메이션 더빙인 경우, 타이밍과 분위기 등을 한국 정서에 맞게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 이번에도 연기하면서 ‘어렵다, 어렵다’ 그런 생각만 한 것 같다.

-앞서 애니메이션 더빙을 해본 소녀시대 멤버들이 조언은 안해줬나.

▲ 솔직히 인터뷰 예상 질문지에 이게 있었다.(웃음) 그래서 멤버들한테 가서 빨리 조언해달라고 했더니, 태연이가 “조언할 게 뭐가 있어!”라고 하더라. 그냥 했던 대로 잘하라고 털털하게 조언해줬다.

-목소리 더빙하면서 가장 자신 있거나 어려웠던 점.

▲ 웃음소리 연기가 제일 쉬웠다. 그리고 대사가 가장 어려웠다.

-소녀시대 멤버끼리 서로 시기와 질투를 느낄 때는 없나.

▲ 저희는 형제 자매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과거에는 어린 마음에 내 욕심을 더 챙길 때도 있었다. ‘내가 뭘 하고 싶은데’ 혹은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 잘 알게 되고, ‘한 팀’이란 생각이 강해져서 누구에게 뭐가 더 어울리는지, 어떤 게 팀에 도움이 되는지 더 잘 판단하게 됐다. 이제는 서로 밀어주는 게 더 많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질투를 할 수가 없다.

-연기자로 본격 데뷔할 생각은 없나.

▲ 현재 뮤지컬 작품을 준비 중이다. 재작년에 한 번 도전했는데(캐치 미 이프 유 캔), 큰 추억이었다. 무대에서 여러 번 연습을 거친 후에 보여드리는 장르가 제게 잘 맞는 것 같다. 우선 여러분께 잘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크다. 일단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 그런데 저는 일단 (매니저가) 시키는 건 잘하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웃음)

-그렇다면 제의가 들어왔는데 거절한 적은 없나.

▲ 고사한 적은 좀 있다. 사실 ‘꽃보다 할배’(tvN) 때 이야기다. 그때 출연 섭외가 들어왔는데 정중히 거절했었다.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소녀시대 일정이 워낙 바쁜 걸 아시니까 제작진도 그냥 매니저에게 살짝 떠보는 식으로 물어봤다더라. 그런데 매니저 오빠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제게 출연하겠느냐고 줄기차게 물어봤던 거다. 당시만 해도 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있을 때였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리액션하는 게 힘들 것 같았다. 제작진이 기대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멤버들이며 매니저들이 옆에서 계속 바람을 넣었다.(웃음) 녹화 전전날이 돼서야 “저 가도 돼요?”라고 물어봤다. 그런데 할배 선생님들과 여행을 하면서 좋은 것도 보고 좋은 말씀도 들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할배’들과 아직 연락하고 지내는지.

▲ 얼마 전 이순재 선생님께서 전화하셨다. 소녀시대 멤버들 밥 한 번 사주시겠다고. 선생님의 전화를 제가 받을 수 있었던 그 타이밍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매우 기뻤고, 선생님 목소리에 다시 기운 낼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늘 드라마 촬영을 하시기 때문에 방해가 안 될 만한 특별한 날이나 시간에 전화를 드리고는 한다. 올 초에도 새해인사 차 전화했다. 네 분 다 통화가 돼서 기뻤다.

-이서진과도 연락하나.

▲ 그게… 예전 방송에서 이서진씨와 여전히 문자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가 굉장히 난처해진 적이 있다. 당시 프로그램 자막에 ‘야릇한 분위기’란 말이 등장하는 등 이상하게 포장됐다. 그런 사이가 전혀 아닌데, 이서진씨에게 너무 죄송했다. 지금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잘 보고 있다.(웃음)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는 임시완과 부부를 연기했는데,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어땠나.

▲ 임시완씨는 제일 마지막에 더빙해서 제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했다는데, 심지어 저는 그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웃음) 포스터 촬영날 처음 뵀다. 정말 민망하고 어색했다. 그런데 굉장히 능숙하시더라. 처음 만났는데도 사교성이 좋으시고 인터뷰 이끌어가는 능력도 뛰어났다. 과거 소녀시대와 제국의 아이들 활동시기가 겹쳤을 때 저희들에게 CD 들고 인사오신 적은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기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동준씨와는 뮤지컬을 같이 해서 친하다. 저에게 있어 제국의 아이들은 동준이 속한 그룹이었는데, 이젠 동준과 시완씨가 속한 그룹이 됐다.

-그러고 보면 성격이 사교적인 것 같다.

▲ 사실 친구들과 자리를 만들거나 모임에 잘 참석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일을 같이 한 분들과의 인연을 잘 놓지 않는다. 함께 일을 했던 분들은 저를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분들이다. 지금도 제게 ‘절친’이라면, 김신영 언니를 비롯해 나르샤 언니, 효민, 보라, 예원 등 ‘청춘불패’(KBS)를 같이 했던 멤버들이다.

-평소 애교는 많은 편인가.

▲ 진짜 애교가 없다. 소녀시대 멤버들 사이에서도 아마 9번째가 아닐까. 다만 저는 효과음이나 의성·의태어가 발달했다. 워낙 어색한 순간이나 상대방이 불편해 하는 걸 못 참는 성격이라, 저를 애교가 많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집에서는 그냥 조용하고 말 잘 듣는 딸이다. 아, 먹을 때 리액션이 좀 크다. 원래 티파니가 먹을 때마다 “소~ 굿~”하며 미국식 감탄사를 연발하는데, 그 모습을 자주 보다 보니 저도 그렇게 됐다. 저는 한국식으로 “좋아~” 이런다.(웃음)

-애니메이션 광팬이라던데.

▲ 사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 좋아한다. 요즘은 ‘다시보기’가 잘 돼 있어서 아무리 바빠도 볼 수 있다.(웃음) 얼마 전에도 애니메이션 ‘업’을 또 돌려봤다. 정말 볼 때마다 펑펑 운다. 애니메이션은 보고 나면 가슴이 시원해지는 매력이 있다. 너무 어렵지 않고 복잡하지도 않지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어린 시절 봤던 애니메이션을 성인이 돼 다시 보면 느끼는 게 달라진다. ‘미녀와 야수’를 다시 보니 미녀가 아니라 아빠의 모습에 짠해지더라. ‘리오 2’는 어른들에게 주는 교훈도 많은 영화다. 쥬엘의 대사 중에 “새는 새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라는 게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