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경남FC의 홈경기 날 본부석 건너편 우측 코너 플래그 옆 A보드에는 매번 특별하고 사연을 담은 문구가 걸린다.
경남은 지난달 홈 개막전부터 매 홈경기 마다 A보드를 팬에게 돌려주는 ‘A보드는 사랑을 싣고!’ 이벤트를 하고 있다.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팬의 사연을 접수한 뒤 선택된 사연에 대해 원하는 문구를 A보드에 새겨주고 있는 것.
축구장의 A보드는 TV중계뿐만 아니라 방송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포털사이트 하이 라이트 영상을 통해 수 없이 노출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광고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경남구단은 ‘도민 속으로 2.0’이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을 구단의 주인으로 모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A보드를 팬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거대한 광고수익을 포기한채 도민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다.
경남은 지난 3번의 홈경기를 통해 도민의 다양한 스토리를 전했다. 홈 개막전에는 ‘경록아! 강철 무릎으로 다시 뛰자!’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연골이 괴사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김해중학교 축구선수 김경록군을 응원하는 축구부 감독의 응원 메시지에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이 함께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26일 인천전에서는 ‘오대양 육대주를 너의 가슴에~!’라는 문구에는 해군사관 생도가 된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뜨거운 부성애가 담겼다. 고등학교 졸업식도 참석 못하고 입소한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응원은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5일 진주에서 올시즌 첫 홈 이전경기를 치르는 경남은 현재 A보드 사연을 접수 중이다. 이번에는 어떤 삶의 스토리가 새겨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병헌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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