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HH개발의 재무제표를 조회한 결과 HH개발은 2004년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로 주식은 허 전 회장 본인 및 사실혼 관계인 황모씨가 20%씩 소유하고 나머지 60%는 허 전 회장의 자녀로 보이는 허씨 4명이 15%씩 갖고 있다. HH개발은 2008년 대주그룹이 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허 전 회장의 실질 지배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되지만 누락한 회사로,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2012년 12월 재무제표상 주주 등이 돈을 빌리는 항목인 주임종차입금 현황을 보면 차입금 규모는 모두 217억2240만원에 달한다. 이자율 0∼8.5%의 단기 차입금이 214억2240만원, 장기 차입금은 3억원이다.
문제는 주주인 허 전 회장 측이 어디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차입했는지 자금의 출처를 밝혀내는 일이다. 또 허 전 회장 측이 차입한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검찰과 국세청이 규명해야 할 과제다. 차입금의 용처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경우 은닉재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공인회계사는 “회사의 주주 등이 수백억원을 차입했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재무제표상에는 이를 적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부문을 검찰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은닉재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H개발은 허 전 회장과 가족이 뉴질랜드에서 설립한 대주그룹 계열사 측에 2012년 잔액기준 70억2830만원을 장기 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에 대주그룹 후신으로 설립한 KNC를 비롯해 16개의 회사를 두고 있다. 대주건설은 2009년 기준 뉴질랜드의 계열사에 외화자산 431억원을 장기간 빌려주고 있다. HH개발과 대주건설이 뉴질랜드에 있는 허 전 회장의 계열사에 현재까지 확인된 대여금만 500억원이 넘는다. 이 장기대여금이 뉴질랜드 계열사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금으로 자산의 해외도피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검찰은 장기대여금의 성격과 목적, 흐름 등을 추적하고 있다.
허 전 회장는 뉴질랜드에 이어 홍콩에서도 부동산 관련 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HH개발은 대주그룹 부도 이후인 2011년 지분 100%의 5400만원을 투자해 홍콩대주홀딩스를 설립했다. 이후 홍콩대주홀딩스에 2200만원의 자금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운영해왔다.
광주지검은 대주그룹 부도 직전에 계열사 간 자금 몰아주기와 관련해 배임 혐의에 대해 재조사를 하기로 했다. 검찰은 대한페이퍼텍, 대한시멘트 등 대주그룹 계열사가 대주건설에 자금을 몰아준 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관련 자료를 법원으로부터 제출받아 2007∼2008년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허 전 회장을 협박해 5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대주건설 하청업체 대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수년 전 차명주식 등 허 전 회장이 재산을 감춘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알리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뜯어냈다.
한편 이날 오전 광주지검 회의실에서 열린 허 전 회장 벌금·세금 징수 관련 2차 기관협의회에서는 허 전 회장의 가족 집에서 압수한 미술품 115점과 골동품 26점으로 벌금을 집행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관세청은 허 전 회장의 숨긴 재산을 찾기 위한 외환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청은 이날 대주그룹 계열사가 수출대금을 제대로 환수했는지, 국외 투자금에 대한 수익이 국내에 입금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귀전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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