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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차 핵안보정상회의, 연산 수준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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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20 23:56:42 수정 : 2014-03-20 23: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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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과 함께 황금돼지띠 아이들이 1학년이 됐다.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이들이 숫자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덧셈과 뺄셈이다.

며칠 후로 다가온 3차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수학 학습과정을 뒤돌아보게 되는 까닭은 핵테러 위협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제적 핵안보 공조를 위한 기본적 연산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테러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주창하며 핵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2010년 미국 워싱턴과 2012년 서울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핵안보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50여 개국의 정상이 참여한 두 번의 회의는 핵테러 위험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연구 위원
1차 워싱턴회의에서는 핵안보의 개념과 중요성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미국 주도 하에 여러 나라의 참여를 더하여 핵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협력을 결의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2차 서울 회의에서는 기존 의제 외에 방사성물질의 안보, 핵안전과 핵안보 연계 등을 더해 논의가 진행됐다. 참여국과 논의 의제가 더해지면서 충분한 덧셈 연습이 이뤄진 셈이다. 또한 두 차례 회의를 통해 각국은 고농축 우라늄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결의했고, 실제 일부 국가에서 핵물질 재고량을 줄이는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핵안보와 관련된 뺄셈의 철학도 습득했다.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핵테러 위협 감소를 위해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핵안보의 지속적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 4차 회의는 2016년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이며 마지막 핵안보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2년은 그동안 논의됐던 내용들을 잘 마무리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계속 더하기 빼기만 반복해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수 없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예산안에서 핵안보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부진한 세수와 복지재정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도 핵안보 실현을 위한 예산 배분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미국, 네덜란드와 더불어 세계 핵안보 체제를 이끌어갈 트로이카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덧셈과 뺄셈으로 다져진 기초를 바탕으로 ‘핵테러 위협이 없는 세상’을 달성하기 위한 향상된 연산 실력의 발휘가 필요한 이유다. 그동안의 성과와 효과적인 핵안보 강화 방안을 찾아 연결함으로써 효율을 배가하기 위한 곱셈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자원과 역할의 배분도 필요하다. 민간과 산업계에서는 핵안보정상회의와 연계하여 원자력 지식 서밋과 원자력산업 서밋을 개최하여 핵안보의 중요성을 알리고 각종 대안을 제시하는 등 자발적 나누기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나라별로 무엇을 더하고 뺄지, 무엇을 곱해서 극대화된 핵안보를 달성하고 무엇을 나눠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각국 정상의 향상된 연산 실력을 기대해 볼 때이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연구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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