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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출사기범 도운 금감원 간부, ‘도덕적 해이 구조’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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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9 21:34:01 수정 : 2014-03-20 00: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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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가량을 사기 대출한 KT ENS 사건의 배후에 금융감독원 간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금감원 김모 팀장이 이번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KT ENS 협력업체 대표 전모씨에게 금감원의 조사 사실을 알려 해외도피를 도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주범인 전씨와 다른 KT ENS 협력업체 대표 서모씨 등과 어울려 해외 골프접대 등 수억원대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금감원 감찰에서 확인됐다.

한심한 일이다. 금융범죄를 감시 감독해야 할 금감원 책임자가 범죄를 공모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이 사건은 가짜 서류로 16개 금융회사에서 1조8000억원대의 돈을 빌린 뒤 약 3000억원을 빼돌린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이다.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부터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휴대전화 액세서리 업체 대표인 전씨 등이 어떻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천문학적인 돈을 빌릴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아니나 다를까, 금융감독기관 간부가 뒤를 봐주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 팀장은 해외도피만 도왔을까. 이번 사건에 연계된 금감원 간부가 김 팀장뿐일까. 의문은 아직도 꼬리를 문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금감원의 도덕적 해이와 무관하지 않다. 낙하산 인사는 금감원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금감원 고위 간부들은 줄줄이 민간 금융회사의 감사와 사외이사 자리로 옮겨간다. 이들 대부분은 금융회사의 로비창구나 방패막이로 활용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금감원이 1억건이 넘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놓고 금융회사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금융감독기관 본연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운 도덕적 해이 구조다. 김 팀장의 경우도 구조만 놓고 보면 낙하산 인사와 엇비슷한 측면이 있다.

금감원은 ‘금융검찰’로 불린다. 총체적 문제를 드러낸 금감원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꼼꼼히 진단해 수술을 해야 한다. 특수법인 형태로 되어 있는 금감원을 정부 조직화하는 방안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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