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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 지형 변화…중국 인터넷 기업의 위협

입력 : 2014-03-16 13:12:31 수정 : 2014-03-16 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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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의 세계 IT 지형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약진으로 뒤틀리기 시작했다. IT업계의 전통 강자였던 미국의 MS, 야후 등이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주춤하는 사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성장을 견인하며 IT 산업에서의 미국의 위상은 여전히 건재하나, 최근 몇 년 새 아시아 특히 중국의 인터넷 신흥 강자들의 도전이 위협적이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비호 아래 급성장했지만, 이제는 중국을 넘어 전세계 시장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보유한 중국의 텐센트는 최근 5년새 시가총액 및 매출이 모두 10배 가까이 급성장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여기에 막강한 자본을 화력으로 바이두, 알리바바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M&A에 가세했다.

이미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탄탄한 보호막 아래,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과 사업 영역을 불문하고 전방위로 그 세를 넓히고 있다.

◆ 공격적 M&A, 지분 투자…미국 본토 공략

지난 12일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영상콘텐츠 기업인 ‘차이나비전 미디어’의 지분 60%를 8억400만달러(약 8600억)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바이두’가 중국 최대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를 2조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자국 내 M&A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격적 M&A 또는 지분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외신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업체 ‘숍런너’를 약 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연간 약 8조원 가량의 매출(추정치) 가운데 10% 이상인 1조1000억원 가량을 M&A에 썼고, 바이두는 지난해 매출 5조5277억원의 무려 15%에 달하는 8300억을 M&A에 쏟아 부었다.

중국 기업들은 M&A 뿐만 아니라 지분투자 및 미국 증시 입성 등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또 ‘알리바바’는 독일의 ‘오토나비’의 지분 28%를 취득했고, 미국 내 자회사 벤디오와 옥티바를 통해 ‘11메인’이라는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으로 미국의 아마존과 이베이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챗 등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텐센트’도 예사롭지 않다. 텐센트는 한국의 ‘카카오’ 지분 14%를 취득했으며,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시장 공략을 위해 구글과 손잡고 가입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까지 시작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는 2분기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내 2위 온라인 쇼핑몰업체인 JD닷컴은 하반기에 뉴욕 증시 상장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JD닷컴의 지분 15%를 취득하기로 했고, IPO 이후 추가로 지분 5%를 매입할 예정이다. JD닷컴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무려 200억달러(약 21조)에 이를 전망이다. ‘알리바바’도 미국 증시 입성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투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망 전자상거래 기업과 새로운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투자는 이미 시작됐는데, 아마존과 비슷한 ‘숍런너’ 지분 인수에 2억600만달러(약 2190억원)를 썼다. 앱 검색엔진 ‘퀵시’에 5000만달러(약 531억원), 스포츠용품 쇼핑몰 ‘퍼내틱스’에 1억7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했다.

‘바이두’는 지난해 4월에는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세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목표로 ‘딥러닝 연구소’를 열었다. 여기서 음성인식과 스마트글라스 등에 적용되는 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 최근 몇년새 중국 인터넷 기업의 시총·매출 폭발적 성장

글로벌 IT기업의 시가총액 및 실적을 보더라도 중국 인터넷 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지난 2009년 1월 1일 대비 2014년 현재(2월 26일 기준) 4배 이상 시가총액이 성장한 기업은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의 텐센트 9.4배▲바이두 8배 ▲소프트뱅크 5배 그리고 최근 국내 시가총액 순위에서 포스코,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4위에 오른 네이버가 4.2배 성장하는 등 4곳이며, 미국은 애플과 아마존 두 곳만이 4.1배 성장하는데 그쳤다.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전통 강자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3위까지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텐센트가 150조원으로 4위, 바이두가 64조로 5위를 각각 기록 중이며, 알리바바는 현재 상장이 폐지된 상태나 미국에 재상장할 경우 3위까지의 순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대비 2013년 매출액을 살펴보면,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5000억원으로 2008년의 1조1000억원에 비해 9.3배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했고, ‘바이두’는 지난해 5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8년(5000억원) 대비 무려 10.9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미국 IT기업들의 2008년 대비 지난해 매출을 보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는데 그쳤으며, 특히 야후의 경우는 지난해 5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08년의 7조9000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공격적 행보의 근간은 중국 정부, 그리고 막대한 자본

그동안 중국 정부가 구글 등 외국 인터넷 기업에 대해 폐쇄적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나,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이를 기반 삼아 공격적 M&A 등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인터넷 생태계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상장과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올 한해 이들 기업들은 미국 증시 상장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M&A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계 인터넷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국경 없는 인터넷 시장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그나마 라인으로 선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나, 막강한 자본에 기반한 구글, 페이스북 등의 전통 강자와 그리고 신흥 강자로 급부상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과의 경쟁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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