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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참사 겪고도… 위험지 성지순례 상품 봇물

입력 : 2014-03-10 19:23:14 수정 : 2014-03-10 2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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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출애굽’여행 등 특가 출시… 이집트 뺀 이스라엘 일주 상품도
10곳 중 1곳만 “여행 자제 등 안내”
정부 사고 때만 호들갑 떨다 손 놔
테러의 끔찍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행객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집트·이스라엘 여행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폭탄테러로 성지 순례 중인 한국인 3명을 포함해 4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한 참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즉각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 지역에 대해 여행제한 조치를 내리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제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큰 사건이 터질 때 호들갑을 떨다가 금방 잊어버리는 ‘냄비 근성’이 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성지순례 상품을 앞세운 한 여행사는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와 시나이반도를 경유하는 9박10일 일정의 ‘출애굽’ 여행을 ‘특별가’로 홍보했다. 여행 4일 차에 시내산에서 ‘산상예배’를 드리고 이후에는 타바국경을 통과해 이스라엘에 입국하는 코스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충청북도 진천중앙교회 일행의 코스와 동일하다.

몇몇 여행사들은 테러를 의식한 듯 이집트를 코스에서 제외하고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성지순례 여행을 짜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스라엘 일주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이스라엘도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집트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시 가자 지구 등 일부 지역이 이집트와 같은 여행제한 3단계 또는 2단계(여행자제) 지역이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를 이집트 시나이반도 전역에 확대하고 특별여행경보까지 추가했다.

10여개의 성지순례 여행사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팝업창 등을 통해 여행자제나 여행 제한 구역을 안내하고 있는 여행사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여행사는 여행지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 등에 대한 안내가 없거나 ‘외교부의 여행안전정보를 참고하라’는 수준이다.

성지순례객의 안전불감증도 여행사의 위험지역 여행 상품 판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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