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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입시험 SAT 확 바뀐다

입력 : 2014-03-06 21:29:56 수정 : 2014-03-07 00: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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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부터 시행
작문은 선택… 단어 쉽게 출제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2016학년도부터 크게 바뀐다. 종전 필수 과목인 작문(에세이) 영역을 선택으로 바꾸고 2400점 만점 체제를 1600점으로 줄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민간 칼리지보드의 데이비드 콜먼 최고경영자(CEO)는 5일 2016년부터 영어 읽기와 쓰기, 수학, 에세이 3개 영역으로 과목을 구분하되 작문(800점)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점 만점이 2400점에서 1600점으로 전환된다. 미국은 2005년 SAT에 작문 시험을 추가했었다.

칼리지보드는 특히 고교 교과과정을 중시하고 학원 등 사교육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시험 문제를 쉽게 출제하기로 했다. 영어 문제에서는 어려운 단어 대신 일상생활이나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수학 문제 역시 복잡한 응용 문제를 피하고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풀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출제하기로 했다. 그간에는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감점이 되는 채점 방식을 사용했다.

미국에서는 한 해에 줄잡아 150만명가량이 SAT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학원과 고액 과외 등이 성행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 출신의 학생은 사교육을 받아 S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칼리지보드는 문제를 쉽게 출제하는 것 외에도 비영리 교육기관인 ‘칸 아카데미’와 공동으로 무료 시험 준비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학원 수업이나 고액 과외를 받는 대신에 인터넷을 이용해 스스로 SAT 예상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칼리지보드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 안팎에서는 SAT를 쉽게 출제할 경우 변별력이 떨어지는 데다 학생들의 학력 수준도 떨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에는 SAT와 함께 또 다른 형태의 대학 입시인 미대입고사(ACT)가 있다. ACT는 SAT에 비해 시험 시간이 짧고 에세이는 선택 과목이다. SAT와 ACT는 상호 경쟁 관계에 있으며 학생이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있다.

국내 파장도 작지 않을 듯하다. SAT의 변화가 한국 응시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사교육 시장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작문과 문법으로 구성됐던 에세이 부문이 SAT 총점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문법에 강한 한국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영문 독해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사교육 시장에서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오영탁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SAT=SAT는 Scholastic Aptitude Test 약자다. 1년에 7차례 정도 시행되며 한국에서도 외고 학생 중심의 응시생이 많다. SATⅠ은 논리력 테스트로 비판적 읽기·쓰기, 수학, 에세이로 구성되며 SATⅡ는 수학 1·2, 생물, 화학, 물리, 세계사, 미국사, 외국어 등 20개 과목 선택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SAT와 경쟁 관계인 ACT의 공식 명칭은 American College Test이다. 크게 학업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영어, 수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네 분야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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