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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카드사 정보유출 죄송… 보안시스템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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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1 21:19:23 수정 : 2014-03-05 1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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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안 지킨 안전불감증 원인
소멸 포인트 활용 사회공헌 확대
카드업계 자산건전성 강화 역점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김근수(사진) 여신금융협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집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어난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1998년 설립된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를 회원으로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카드 산업의 하드웨어는 ‘선진국’인데 운영하는 사람의 보안의식은 ‘후진국’이었다”며 “이번 정보유출 사태도 결국 사소한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안전불감증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 온 뒤 땅이 굳듯 이번 기회에 무분별한 정보유출과 불법 유통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확실히 점검하겠다”며 “회원사 교육 강화와 매뉴얼 정비 등으로 업계에 정보 보안을 존중하는 업무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멸 포인트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카드 소멸 포인트로 생기는 이익이 한 해에 1000억원 정도 된다. 그 돈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늘릴 것”이라며 “진정성 있고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일부 카드사의 정보유출 사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소비자 신뢰가 매우 중요한 금융기관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유감이다.

이번 일로 업계에서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소’는 잃었지만 원인 등을 철저히 규명해 무분별한 정보유출이나 정보 불법 유통을 뿌리 뽑아야 한다. 현재 정부 부처 간 공조로 개인정보 불법 유통·활용 차단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다. 이번 일이 정상적인 신용정보 유통, 합리적인 신용사회로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보 유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보안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문제다. 매뉴얼대로 하면 되는데,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예전에 유엔 산하기구에서 3년 정도 근무했는데, 그곳에선 아침에 출입증을 가져오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에 다시 다녀와야 했다.

아무리 오래 근무했고 관리인들과 안면이 있어도 ‘예외’가 없었다. 다들 당연하다는 듯 불만 없이 잘 지켰다. 하지만 만약 한국에서 10년 넘게 다닌 회사의 출입증을 안 가져왔다고 집에 다시 다녀오라고 하면 불평할 것이다. 보안에 관한 의식이나 문화는 아직 후진국 수준인 것 같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휴대전화나 이동식저장장치(USB메모리) 관리 매뉴얼 등을 반드시 지키는 업무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협회 차원의 대응책은.

“회원사 보안 교육 강화, 보안 매뉴얼 재정비 등으로 보안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다. 회원사 정보보안 교육의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 진행했는데, 앞으론 분기에 한 번 정도로 늘리고 교육 내용도 ‘보안 인식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각 사의 보안 규정을 점검해 미비한 곳이 있다면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IT쪽 내부 인력 육성도 권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런 대책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회원사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협회가 갖고 있는 매출정보 시스템 등의 정보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

―유럽 등에 비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도 있다. 카드사들이 그간 너무 외형 성장에만 집중한 것 아닌가.

“현재 국내 카드 시스템은 사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금 없이 1000원짜리 물건도 어디서나 카드로 결제 가능한 국가는 별로 없다. 평소 여신협회장으로서 이러한 성장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외형보다 내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리스크가 늘면서 정부도 ‘신용카드 억제·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심사 요건이 강화하고, 체크카드 결제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카드 업계도 무분별한 외형경쟁보다는 자산건전성 강화에 많은 역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도 내실 강화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출금리 인하 등 금융당국에서 신용카드 관련 규제가 잇따라 쏟아져나왔다. 정보유출 사태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 차원에서도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감한다. 다만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과 신용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카드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영업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규제도 필요하지만 업무영역 확대 등을 통한 카드사 신성장 동력 발굴도 필요하다. 이번 정보유출 사태도 책임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이 일로 신용정보 유통 자체를 과도하게 규제하거나 신용사회가 나쁜 것이란 인식이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법 유통은 차단해야 하지만 신용정보를 올바르게 쓰는 건 신용사회로 가는 길이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서울 중구 집무실에서 “이번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에 보안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원 기자
―여신금융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이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업계 특성에 따른 상대적 금리 수준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금리 인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 당장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카드사의 브랜드가치 제고, 이미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소외계층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할 계획이다. 협회장 취임 이후 회원사에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했다. 일회성이나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중요하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카드사의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아 소멸하는 카드 포인트로 인한 이익이 한 해에 1000억원 정도다. 그 돈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늘려 이번에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여신금융협회가 다른 금융협회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타 금융권에 비해 업계능력과 규모가 작고 4개 업종으로 회원사가 구성돼 있어 협회에 대한 인지도가 적다. 향후 사회공헌활동과 업계 경쟁력 강화방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브랜드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협회 홈페이지 개선을 통해 금융소비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조사연구기능을 강화해 협회의 존재감을 높이겠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회원사, 유관기관 등과 면담을 실시해 여러 이해당사자 간 조정자 및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임기 중 목표가 있다면.

“여신금융업계를 국내 최고 수준의 중소서민금융기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 취임 후 조사연구 센터를 확장하고, 신기술 금융실을 신설했다. 앞으로도 금융당국, 회원사, 금융소비자의 중심에서 균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회를 자율기관으로 발전시켜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조사연구·연수기관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우리 업계가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정부가 추진중인 창조경제 실현에도 기여해 업계와 협회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 올해에는 특히 밴(VAN·결제승인대행업체) 시스템 개편에 힘쓸 것이다.

현재 밴 업계는 리베이트 관행이 있고, 영세 밴사의 경우 정보 유출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서라도 밴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 협의 및 협조를 통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말했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 본다. ”

대담=류순열 선임기자, 정리=김유나 기자 yoo@segye.com

◆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1958년 서울 출생 ▲경동고 ▲서울대 경영학과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3회 ▲재무부 금융정책실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사업지원단장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13년 6월∼ 현재 여신금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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